무등일보

"혼자가 좋아요" 비대면 문화 확산

입력 2018.04.16. 15:41 수정 2018.04.17. 09:10 댓글 0개
“혼자가 좋아요”…비대면 방식으로 일 해결
개인주의·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갈수록 확산
패스트푸드·카페·은행 등 관련업종 속속 도입
사랑방앱, 비대면으로 부동산 정보 제공 ‘주목’
무인단말기 ‘키오스크’ 판매원 자리 대신해
장애인·노년층 “우리는 불편해요”기피 대상
언택트족들에게 앱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한 주문과 결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20대 남성이 패스트푸드점에 들어선다.

직원들의 요란한 인사 대신 남성을 맞이한 것은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인 ‘키오스크’.

이 남성은 아무 말 없이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과 결제를 끝내고 식사를 마치기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언택트’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과 함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음식도 주문할 수 있고 차량정비와 빨래 등도 손쉽게 할 수 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혼족’ 문화가 겹쳐지면서 ‘언택트’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는?

‘언택트’(untact)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 접두사 언(un)이 합쳐진 합성어로 ‘접촉하지 않음’을 뜻으로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는 비대면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이다.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하는 형태로 소비하는 사람들을 ‘언택트족’이라고 한다. 이들을 위해 유통가 등에서는 고객과 마주하지 않고 서비스와 상품 등을 판매하는 언택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언택트 열풍에 대해 “사람들이 인간관계로 겪는 스트레스와 피로가 늘어감에 따라 판매자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조차 귀찮은 ‘일’로 인식하게 됐다”며 “이 ‘일’을 사람들은 불필요한 감정과 에너지 소모로 여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현대사회는 검색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전달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인들이 관계로 인한 감정소비를 줄이기 위해 언택트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언택트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청소년들이 친구들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상황에서 겪는 대화 속에 사회화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취약 계층인 노년층에게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문제가 제기된다. 언택트 디바이드는 언택트 기술에 적응하지 못해 불편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오지현 광주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앞으로도 언택트 소비형태는 계속 늘어갈 것”이라면서 “언택트 디바이드 문제점 등이 보완되면 더 좋은 서비스와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앱으로 주문해요

이제 전화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주문하고 배달받는 모습은 익숙하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앱을 통한 스마트 오더를 사용하는 모습도 부쩍 늘고 있다.

스마트 오더는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완료하고 매장에서 제품을 받기만 하는 것이다. 이 명칭은 각 매장별로 테이블 오더, 사이렌 오더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받은 제품은 매장에서 먹거나 테이크 아웃 할 수 있다.

광주 동구 한 스타벅스매장 관계자는 “우리 매장은 사이렌 오더가 전체 주문의 약 20~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방식의 업무처리는 비단 음식점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새로 등장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실제로 은행에 가지 않고도 통장을 만들 수 있다. 인터넷 전문 은행은 주말과 휴일 등에도 마이너스 통장 개설과 신용대출에 이어 전·월세 대출까지 가능한 비대면 금융 시대를 열었다.

또한 택시를 타거나 부동산을 알아볼 때도 비대면 업무 처리가 증가하고 있다.

택시앱로 택시를 부르고 목적지를 설정해서 택시기사와 대화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사랑방부동산 앱은 아파트 등 부동산의 드론 영상과 3D 평면도 등 다양한 정보를 비대면 상태에서 제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집 앞에 놔두고 가주세요

배달앱을 통한 언택트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앱 주문과 함께 선결제를 진행해 배달원과 대면해도 대화는 없다. 게다가 여기에 메모를 남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배달된 음식을 집 앞에 놔두고 초인종을 누르고 가주세요”라고 주문 시 메모를 남기는 것이다.

광주 북구 한 배달업체 관계자는 “주문과 함께 선결제를 하는 고객 비중이 최근 전체 주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선결제를 한 고객과는 만나도 물건만 전달하고 대화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선결제 고객 중 10%가량은 초인종만 누른 채 문 앞에 음식만 두고 가달라고 요구해 대면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말 도입된 무인택배시스템은 1인 가구 증가로 집에 사람이 없어도 택배를 받을 수 있다.

무인택배함은 택배기사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무인택배함을 통해 물품을 바로 수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인택배함은 택배 기사를 사칭한 범죄와 택배 물품 도난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주거지 노출을 꺼리거나 혼자 있어 문 열기가 불안한 이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광주 동구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에서 사이렌(스마트) 오더를 ‘줄 서지 않고 바로 주문하는 편리한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언택트와 함께 떠오르는 키오스크

이 처럼 판매원이 사라진 자리를 키오스크(kiosk)가 대신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이란 뜻으로 업무의 무인화 자동화를 통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단말기를 의미한다.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키오스크는 공공시설과 전시장, 대형서점 등에서 상품 정보 등을 제공하는 무인정보안내 역할을 하기도 하고 패스트푸드점이나 영화관 등에서 음식을 구매, 티켓을 발권할 수 있는 무인주문기 역할도 한다.

키오스크는 비대면 형태로 소비하는 언택트 전형으로,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롯데리아에 설치된 '키오스크'

롯데리아 광주지점에 따르면 제주도와 호남 150여 지점 중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은 70여 지점에 이른다.

매장 2곳에 하나 꼴로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영화관에 설치된 '키오스크'

CGV 전체 매장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매장 규모에 따라 5개에서 10개 이상의 키오스크가 있다.

CGV 관계자는 “키오스크로 대기가 줄어들어 이용률이 증가세에 있다”며 “관객 편의를 위해 키오스크를 모든 곳에 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한 키오스크 설치업체는 “10년 전부터 설치되기 시작한 키오스크는 3~5년 전부터 개인매장에도 보급됐다”며 “최근에는 대형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인점포에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한달 평균 1~2대가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키오스크는 소규모 음식점에서 부터 독서실, 공항셀프체크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산물인 키오스크는 언택트족 입장에서는 편리한 도구다.

반면, 대면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소비자와 혼자 힘으로 사용하기 힘든 장애인, 노년층에게는 기피의 대상이다.

누군가에게는 편리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김영솔기자 tathata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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