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통의동서 조선시대 왕비 도장 2개 발굴
입력 2018.04.16. 14:27 댓글 0개【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조선시대 왕비가 쓰던 도장 2과가 발굴됐다.
16일 종로구에 따르면 통의동 내 신축부지 착공 전 발굴조사 중에 내교인장(內敎印章)과 소내교인장(小內敎印章)이 1과씩 출토됐다.
종로구 전 지역은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과 '서울 4대문안 문화유적 보존 방안'에 따라 건축행위 전 발굴조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조사 과정에서 발굴된 것이다.
출토된 내교인은 조선시대 왕비가 사용했던 인장으로 발굴 조사 중 내교인이 출토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교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 중인 대한제국기 당시 내교인 2과가 전부다.
이번에 출토된 내교인은 2단으로 구성된 정사각형 인신(印身) 위에 뒷다리는 구부리고 앞다리는 곧게 펴 정면을 보고 있는 동물(충견(忠犬)으로 추정) 형상의 인뉴(印紐, 손잡이)가 있다. 위로 솟은 꼬리와 목까지 늘어진 귀에는 세밀한 선으로 묘사돼있다.
내교인보다 다소 크기가 작은 소내교인도 같은 형상이다. 단 동물의 고개가 정면이 아닌 약간 위를 향한 모습이다.
내교인은 가로 4㎝ 세로 4㎝ 높이 5.5㎝다. 소내교인은 가로 2㎝ 세로 2㎝ 높이 2.9㎝다.
인면(印面)에는 각각 내교(內敎)라는 글자가 전서체로 새겨져 있다. 조선왕조실록 영조 14년(1761년)의 기록을 통해 내교인(內敎印)은 조선 시대 왕비가 사용한 도장임을 알 수 있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 중인 '명례궁봉하책(明禮宮捧下冊)'과 '명례궁상하책(明禮宮上下冊)'에는 왕실재산을 관리했던 명례궁에서 관리하는 물품의 종류, 지출내용들이 기록돼있다. 기록이 적힌 본문에 먹으로 찍힌 내교인이라는 글자가 있어 이를 통해 명례궁의 지출에 대한 검수가 왕비전에 의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내교인 2과가 발굴된 지역은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迎秋門) 서쪽이다. 주변에는 조선 시대 관청인 사재감(司宰監) 터와 21대 왕 영조의 사가였던 창의궁(彰義宮) 터가 인접해있다.
조사 결과 조선 시대부터 근대기에 걸친 건물지 관련 유구 20여개소와 도자기 조각, 기와 조각 등의 유물들도 확인됐다.
출토된 내교인장은 앞으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해 보존처리와 분석과정을 거친다. 성분과 주조기법 등에 관한 정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구는 밝혔다.
구는 17일 오후 4시30분 인장이 발견된 종로구 통의동 70번지에서 내교인 발굴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국내 최초 내교인장 발굴을 통해 조선시대 및 대한제국기의 왕실 인장사(史)를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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