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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나주혁신도시 축산악취 문제

입력 2013.11.26. 14:04 수정 2018.06.22. 15:49 댓글 0개
중앙정부 예산지원 만이 유일한 해결책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정주여건을 크게 위협하는 '축산악취' 문제가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기고 장기 표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공공기관 임직원과 공동주택의 입주가 본격화 될 예정이지만 600억원에 이르는 '호혜원 축산악취 오염원' 제거를 위한 국비예산 확보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26일 나주시에 따르면 호혜원 오염원 제거 등을 위해 지난 7월 안전행정부에 우선 시급한 예산 10억원을 특별교부세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안행부는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관련 예산지원은 '혁신도시 사업지구'에만 국한되며 이를 벗어난 곳에 대한 예산지원은 관련법에 저촉돼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혁신도시를 계획할 당시 지척에 대규모 축산단지의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악취문제 해결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채 사업지구를 확정했던 정부이기에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도시 축산악취 발원지 '호혜원' 어떤 곳 =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와 불과 6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로 지난 1946년께 한센인 370명이 정착해 조성한 자활촌이다. 현재 주민 대부분이 양돈업 등에 의지한 채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마을 규모는 67만6500㎡(20만여평)에 147세대 286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 평균 연령은 70세 이다.

이곳에서는 돼지 2만3000두, 소 108두, 오리와 기타 가축 10만5000여 두가 사육되면서 악취 발생의 근원이 되고 있다.

450여 동에 이르는 낡고 밀집한 축사와 주택이 빼곡히 들어선 이 자활촌은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데다 혁신도시 인근 악취원으로 인식되면서 폐업보상을 통한 이주 또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재개발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마을주민들도 고령화와 불안정한 돼지가격, 혁신도시를 포함한 주변환경과 마을의 부조화, 잦은 악취 민원 발생 등으로 더 이상 축산업에 종사하기 힘들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폐업에 따른 보상과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는 소규모 '실버타운' 건립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축산악취 어느 정도'…악취 발생 왜 = 나주시가 지난해 10월과 올 3월께 각각 1·2차에 걸쳐 호혜원 축산악취 농도를 측정해 판정한 결과 '종합 4등급' 수치가 나왔다.

이는 정상적인 후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수준에 해당되며 판정 기준에서는 '강한 취기'로 분류하고 있다.

악취를 판정하는 기준은 '무취->감지취기->보통취기->강한취기->극심한 취기-> 참기 어려운 취기' 등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준에서 '4등급'은 일상적인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등급에 해당된다.

실제 제일 먼저 입주한 우정사업정보센터 직원 상당수는 "돼지분뇨 냄새가 바람을 타고 혁신도시로 유입되고 있고 날이 흐리고 저기압일 때는 냄새가 더 심하게 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축산악취는 지난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집중적으로 지어진 노후화된 축사와 정화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축산분뇨 처리시설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 중 낡고 곧 쓰러질듯 한 폐축사에 방치된 가축분뇨와 또 여기서 새어 나오는 침출수는 혁신도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악취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일부 축산농가에서 무단 방류되는 축산 오·폐수 중 상당량이 혁신도시와 가까운 농업용 저수지로 유입돼 부영양화에 따른 저수지 오염과 악취는 물론 영산강으로 흘러들어가 수질오염 문제까지 일으키고 있다.

◇나주시 근본 해결책 있지만 '예산 없어' 발 동동 =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는 악취문제 근본 해결을 위해 '한센인 축산단지 주변 환경개선 종합계획'을 수립하고도 수 백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예산문제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혁신도시 준공을 앞둔 나주시는 악취 저감 대책으로 축사에 미생물 발효제 투입과 축산폐수 공동처리장 밀폐화, 방류수 우회수로 설치, 호혜원 주변 인공습지 조성사업 등을 추진 중이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나주시는 혁신도시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업보상비로 152억원, 축사보상 298억원, 한센인 1세대 은퇴자를 위한 실버타운 조성비 50억원, 소공원 조성과 주변 환경개선 사업비로 100억원 등 총 600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중앙정부에 국비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명쾌한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 같은 소극적인 자세는 대규모 축산단지 이주와 폐업에 따른 보상비 지급 등에 있어 중앙정부가 국비를 지원해준 선례가 현재까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정부는 한센인 정착촌 중 170만㎡(51만4000평)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북 익산시 왕궁 축산단지의 악취와 수질오염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선 선례가 있다.

지난 2010년 7월 정부는 새만금호 수질보존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총 1159억원을 2015년까지 '전북 익산시 왕궁면 한센인촌 환경 개선사업'에 투입한다고 발표 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대국민 화합차원'에서 특별법을 제정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한 결과 이곳 지역주민들의 65년 숙원사업이 현재 순항 중에 있다.

재정이 열악한 나주시도 지난 10월께 국민권익위원회에 호혜원 축산단지 환경개선을 위한 국비지원 문제를 혁신도시 조성 배경과 대국민 화합차원에서 건의 한바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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