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미디어 아트 창의도시 유감

입력 2018.04.02. 18:08 수정 2018.06.29. 11:03 댓글 0개
조덕진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주필

광주문화재이 오는 11월 개최될 2018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총괄 기획할 책임큐레이터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올 행사 채비에 들어갔다.

올 행사공간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프로그램도 전시와 공연, 교육프로그램 등 미디어아트와 친숙해 질 수 있는 시민 참여형으로 꾸미고 기간도 10일로 대폭 늘렸다. 그동안 광주문화재단 주변에서 전개되던 행사공간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확장하는 등 장소, 기간 등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이다.

재단의 이같은 노력과 의욕에도 아쉬움이 앞선다.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미디어아트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가입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2012년 첫 발을 내디뎠다. 벌써 7번째이고 2014년 광주시가 유네스코의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된 후로는 4년째가 돼고 있다.

‘관객과 소통하는, 유네스코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대표 축제’로 가기에는 발걸음이 더뎌 보인다. 국제행사의 예산은 매 회 1억8천∼2억원 정도로 국제규모의 행사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또 다른 나라 예술가 초청도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데 행사를 총괄할 감독선정이 행사를 불과 6개월 앞두고 진행된다. 이 짧은 기간에 못해낼 것도 없겠지만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은 적어도 1년 전에 일정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좋은 작가 섭외는 쉽지않다. 페스티벌의 내실화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디어아트 창의도시가 유관기관과 전혀 연계가 되지 않으면서 광주문화재단이라는 특정 문화기관의 단독 사업처럼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광주시가 유네스코로부터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됐지만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이와 연계된 사업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시립미술관의 국제레지던시프로그램이나 자체 기획전 등에 광주시미디어아트 창의도시와 연관된 프로젝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제무대로 작가를 내보낼 때도 광주에 체류할 작가를 선정할 때도 광주시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라는 국제적 사안은 전혀 고려사항이 되지 않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도 마찬가지다. 2014년 이후 광주비엔날레가 유네스코지정 미디어아트창의도시를 반영한 프로젝트를 선보인 적이 없다. 올 비엔날레도 마찬가지다.

광주시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라면 해당분야의 상징인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에서 그 그림자라도 만날 수 있어야 상식이다. 허나 미술관은 미술관대로 비엔날레는 비엔날레대로 문화재단은 문화재단대로 따로 그렇게 ‘각자의’ 역할 혹은 일만 하고 있다. 이쯤되면 미디어아트창의도시가 광주문화재단이라는 기관의 개별 사업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시기에 미디어아트창의도시로 지정됐던 프랑스 엥겡레벵이나 미국 오스틴의 사례를 굳이 들 것도 없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 2월 자료 수집과 전시,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와 교육 등이 이뤄질 융·복합센터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플랫폼 AMT(Art Media Technology)’를 29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0년까지 남구 구동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아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 등이 이뤄질 수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이같은 가시적인 사업도 중요하지만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유기적인 정책은 반드시 점검돼야한다.

이처럼 광주시 문화정책이 유기적이지 못하고 개별 사업단위로 흘러가는데는 그동안 누누이 지적돼온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광주시 문화라인은 전문성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일관성 유지에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난 여름 단행된 인사는 수장인 문화정책실장부터 담당 정책관 문화예술과장 등이 모조리 바뀌었다. 문화예술과장이 문화수도정책관으로 영전한 것이 유일한 연계라면 연계다. 광주시는 지난 2005년 전문성을 겸비한 컨트롤타워를 이유로 전국 최초로 문화정책실를 신설했지만 이후 운용은 일반직 공무원과 같은 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문화수도는커녕 문화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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