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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증권사, 작년 이익기여도 10%대 진입…'증시 호황 영향'

입력 2018.03.23. 22:27 수정 2018.03.26. 12:48 댓글 0개
NH·KB·신한·하나 2016년 2017년 순이익 비교
NH투증 비중 1위...KB증권, 합병으로 약진 '2위'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은행 계열 증권사 4곳의 이익 기여도가 지난해 10%대로 올라섰다. 작년 코스피지수가 역대 처음으로 2500선을 밟는 등 증시가 호황을 띠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작년 초대형 투자은행 시대가 개막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업무를 확대한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은행 계열 지주사 4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총 9조158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이들 증권사 순이익은 총 979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작년 증권사들이 지주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69%로 조사됐다.

전년도에는 이들 지주사 순이익이 6조6311억원, 증권사 순이익이 4398억원으로, 증권사의 지주 이익 기여도가 6.63%였다.

작년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더 약진하자 증권사 순이익 기여도가 1년 새 4.0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별로 보면 작년 NH투자증권이 40.7%로 지난해 순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KB증권 8.1%, 신한금융투자 7.3%, 하나금융투자 7.2% 순이다.

비중 변화를 보면 NH투자증권이 전년의 73.6%에서 32.9%포인트 대폭 축소돼 눈에 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2016년 은행이 부실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으면서 은행 순이익이 1000억원에 못 미쳤다"며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한 NH투자증권이 농협은행을 제치고 평년보다 순이익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부장은 "NH농협은행이 2016년 재무제표에 조선업체 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나빠졌다"며 "또한 농협은 상대적으로 은행이 약체인 데 반해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투자증권은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라고 말했다.

KB증권은 2016년 순손실을 봤으나 작년 단숨에 순이익 비중이 8%대로 올라섰다. 김인 부장은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으로 KB증권이 작년 초 출범하는 과정에서 대손 처리, 합병 비용 등을 2016년 재무제표에 최대한 반영하면서 적자가 났다"며 "그렇다 보니 2017년 깨끗한 재무제표에서 시작할 수 있었고, 여기에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까지 작용하면서 증권사 순이익 비중이 크게 개선됐다"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에는 지주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2%, 6.6%를 기록, 하나금융투자가 더 앞섰다. 하지만 작년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역전에 성공했다.

유승창 KB증권 금융지주팀장은 "신한금융투자가 자기자본을 3조원대로 늘렸지만 하나금융투자는 2조원 안팎에 머무른 것이 증권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 순위를 바꾸는 데 주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이들 증권사 4곳의 자기자본은 NH투자증권 4조8000억원, KB증권 4조4000억원, 신한금융투자 3조3000억원, 하나금융투자 2조원 등 순이다.

유승창 팀장은 "지주 순이익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 순위가 각 증권사의 자기자본 순위와 일치한 것을 보면 증권영업에서 자기자본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주사들도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을 확대하려고 함에 따라 증권사들의 자기자본과, 순이익 비중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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