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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내가 잘해야 우리팀이 산다'···주목, 이 선수들

입력 2018.03.22. 06:05 수정 2018.03.22. 16:05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2018 KBO리그가 24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 8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10개 구단은 포스트 시즌 진출의 희망을 품고 저마다 전력을 보강했다.

통큰 투자를 통해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메이저리그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신인 선수 육성과 숨은 진주 찾기에 주력했다.

거액의 몸값을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리그를 대표하는 이들은 일시에 팀 성적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부상과 부진에서 벗어나 재기를 다짐하는 선수들의 활약도 팀 성적에 영향을 끼칠 변수다. 고졸 루키 신화를 새로 쓴 이정후(넥센)의 뒤를 이어 '제2의 이정후'를 꿈꾸는 신인들도 있다.

◇거액 몸값 FA 이적생, 팀 승리 우리가 책임진다

지난 스토브리그는 메이저리거의 복귀와 간판급 선수들의 이적으로 뜨거웠다. 미국 생활을 접고 국내로 돌아온 박병호(넥센), 김현수(LG), 황재균(kt)은 리그 판도 변화의 핵이다.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휩쓴 박병호가 2년 간의 외도를 마치고 친정팀으로 돌아오자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박병호의 합류로 넥센은 어느 팀에도 꿇리지 않는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넥센도 2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첫 2경기에서 연속 홈런을 때려내는 등 여전한 파워를 과시했다. 자리를 비운 사이 2년 연속 홈런 1위에 오른 최정(SK)과 홈런왕 경쟁도 기대된다.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원에 원소속팀 두산이 아닌 연고지 라이벌 LG 유니폼을 입었다. '타격기계'라 불리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3할 타율과 20홈런을 기록했다. 타선에서 확실히 중심을 잡아줄 타자가 필요했던 LG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수도권팀으로 옮긴 황재균(kt)도 거액을 받고 돌아온만큼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소속팀의 꼴찌 탈출을 위한 첨병을 자처한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망주 발굴에만 주력한 kt는 창단 후 유례없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황재균은 타격은 물론 팀의 불안요소로 꼽히는 내야 수비를 책임져야 한다는 중책을 띠고 있다.

롯데 프렌차이즈 강민호(삼성)의 이적은 롯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지만, 삼성의 처지로서는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합류로 삼성은 마운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의 경험이 삼성의 젊은 투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성장이 기대된다. 공격에서는 이승엽의 은퇴로 떨어진 타선의 무게감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전망이다.

강민호가 떠난 롯데는 민병헌을 받아들여 외야 라인업과 공격력을 보강했다. 공·수·주를 겸비한 민병헌은 이제 막 전성기로 접어들었다. 5년 연속 3할에 통산 도루 156개로 기동력도 뛰어나다. 손아섭을 붙잡는 데 성공한 롯데는 '손아섭-전준우-민병헌'으로 이어지는 막강 외야진을 구축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절치부심 니퍼트-돌아온 에이스 김광현, 명예회복 다짐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로 군림했던 더스틴 니퍼트(kt)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팀을 옮겼다. 지난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한 니퍼트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두산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더욱이 니퍼트를 대신할 두산의 선택은 롯데에서 활약한 조쉬 린드블럼이다.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니퍼트는 kt에서 명예회복과 함께 외국인 선수 최초 통산 100승(94승)에 도전한다. 다만,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아직 실전 투구를 못하고 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니퍼트는 지난해부터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올 시즌 kt 꼴찌 탈출의 선봉에 서야하는 그로서는 무엇보다 건강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1년을 통째로 재활에 할애한 김광현(SK)도 부활을 다짐한다. 시범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경기에 등판해 8이닝 2실점했다. 최고 153㎞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져 건강도 입증했다. SK는 지난해 한 시즌 팀 최다 홈런을 때려내며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다. 김광현이 좌완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마운드를 이끌어준다면 충분히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 김광현의 부활은 곧 SK 왕조 재건의 서막이다.

겨울 한파에 시달린 베테랑 선수들도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FA 미아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던 최준석(NC), 방출 통보를 받고 친정팀에 어렵게 정착한 정성훈(KIA), 사인&트레이드로 또 다시 팀을 옮긴 채태인(롯데)도 시즌 개막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제2의 이정후는 나, 신인 돌풍 우리가 이어간다

올 시즌 리그에 갓 발을 들인 프로 초년생들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몇 년 동안 경험이 부족한 순수 신인들은 전력 외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 시즌 신인왕 이정후의 활약으로 올 시즌에는 신인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2018시즌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전체 1~2순위로 지명된 고졸 신인 강백호(kt)와 양창섭(삼성)은 시범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투타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고 시절 포수와 투수, 야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며 프로구단의 군침을 흘리게 한 강백호는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 시범경기부터 발군의 공격력을 뽐내며 주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 등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준이라는 평가다.

덕수고 시절 황금사자기대회 2연속 MVP에 빛나는 양창섭은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테스트를 받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기대에 부응하며 2경기 선발로 등판, 7이닝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현 모습대로라면 시즌 내내 삼성의 5선발 자리를 맡아 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차 지명을 받은 한동희(롯데)와 곽빈(두산)도 당장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신인들로 꼽힌다. 황재균이 떠난 뒤 3루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롯데는 한동희가 시범경기에서 안정된 수비와 함께 공격에서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곽빈은 최고구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과 함께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시범경기 동안 5이닝 5실점했지만 과감한 승부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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