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마을정체성´ 다툼보다 발전적 의견 모아야
입력 2018.03.21. 09:08 수정 2018.04.11. 11:53 댓글 0개관심이 많으면 싸움도 잦다. 마을에 공공의 돈이 투자되면 눈앞에서 손해와 이익이 갈라진다. 별일 없이 잘 돌아가던 마을가꾸기 사업이 찬반으로 갈린다. 마을일은 내 집 앞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해가 분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봉사와 희생으로 터전을 닦은 구한말 '양림교회'의 선교사들의 체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양림동이지만 주민들과 토지소유자간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유재산권 행사와 마을정체성(양림다움)에 부합해야 한다는 의식있는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양림동의 개발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971년 숭일중·고등학교가 이전(운암동 110-10번지)되고, 양림동 학교부지에 무등파크맨션이 건설되었다. 숭일중·고등학교 이전적지(移轉積地) 개발이 첫 번째 양림동 마을경관의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다. 학교와 교회를 넘나들면서 일제강점기와 6·25, 그리고 보릿고개를 기독교 마을공동체를 이루면서 극복해 왔던 생활과 경관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양림동이 깨지는 파열음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2단계는 양림동 문인들로 꼽히는 문순태, 황석영, 그리고 드라마 작가 조소혜가 살아 숨 쉬었던 양림언덕이 사라지고, 2천여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사건이다.
'양림1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2002~2008)이 그것이다. '정율성로'가 뚫리면서 자동차가 몰려들어와 보행과 옥외활동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100년 넘은 생활공간으로 축적된 이야기 실타래가 연결된 골목길이 단절되거나 사라져버린 것이다.
3단계는 '양림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2005∼2014)'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2010∼2018)'이다.
양림동의 개발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971년 숭일중·고등학교가 이전(운암동 110-10번지)되고, 양림동 학교부지에 무등파크맨션이 건설되었다. 숭일중·고등학교 이전적지(移轉積地) 개발이 첫 번째 양림동 마을경관의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다. 학교와 교회를 넘나들면서 일제강점기와 6·25, 그리고 보릿고개를 기독교 마을공동체를 이루면서 극복해 왔던 생활과 경관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양림동이 깨지는 파열음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2단계는 양림동 문인들로 꼽히는 문순태, 황석영, 그리고 드라마 작가 조소혜가 살아 숨 쉬었던 양림언덕이 사라지고, 2천여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사건이다.
'양림1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2002~2008)이 그것이다. '정율성로'가 뚫리면서 자동차가 몰려들어와 보행과 옥외활동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100년 넘은 생활공간으로 축적된 이야기 실타래가 연결된 골목길이 단절되거나 사라져버린 것이다.
3단계는 '양림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2005∼2014)'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2010∼2018)'이다.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도로가 개설되고, 커뮤니티센터 부지매입과 마을주차장이 조성되었다. 관광자원화 사업으로 선교사들의 사택이 보수되고, 순교자 기념공원과 문학테마공원이 조성되고, 역사문화길(골목길)이 정비되었다.
아쉽게도 이들 개발시대의 3차례에 걸친 사업들의 공통점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한 밀집된 기독교선교유적과 광주를 대표하는 문학과 예술인의 본향이라는 자원을 보존하고 선양하는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였다. 개발방식은 진화하였으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마을재생, 즉 노후하고 방치된 선교유적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업사이클링(upcycling)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숲 속에 덩그렇게 자리한 우일선 선교사의 사택, 양림동 센터에 자리한 광주기독병원교육재단소유의 오웬기념관, 수피아여중·고교 교정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자리한 배유지 기념예배당을 포함한 많은 유적이 보수되고, 복원되었으나 박제(剝製)된 시설로 또 다시 방치되고 있다.
기념관이나 박물관으로 용도가 치환되고, 관광객과 탐방객을 위해 다양한 컨텐츠로 채워진 시설로 재탄생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은 2010년부터 추진되었다. 250억원이라는 사업비가 3단계로 나뉘어 집행되고 있다. 하지만 첫 단추를 꿰면서, 관주도의 관행, 계획의 수립과 사업추진에 주민참여의 배제, 정보의 공유와 주민활력의 활용 등의 미흡으로 사업주체와 주민 간 갈등, 시행주체의 변경 등으로 혼선을 겪으면서 개발의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도시재생에 있어 주민역량의 강화와 민·관파트너십을 넘어 주민주도적 사업의 전개가 이제 시대적 화두가 되었다.
주민역량을 결집하고 주민자치에 기반한 주민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의 전개를 위한 민-관-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사업의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속성과 전문성을 갖고 경험의 켜가 쌓여가는 성숙한 시민문화의 본보기가 양림동에서 나와야 한다.
펭귄마을의 갈등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핫 플레이스(hot place)이다. 양림동의 선교유적과는 궤를 달리하는 문화자원이다. 개발과 보존, 자동차와 보행, 정비와 유지와 같은 상반된 가치를 놓고 찬반이 갈려있다. 안전과 위생, 그리고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의 집행과 사유재산권 보호를 관은 내세우고 있다. 35억원을 들여 '공예특화거리'조성사업(2016~19)이 펭귄마을에서 전개되고 있다. 펭귄마을과 어울려 지역특화산업인 나전칠기를 중심으로 한 목공예 공방과 체험공간 및 전시판매장을 설치하여 지역연고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원론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계획된 도로와 주차장을 건설하게 되면 기 조성된 펭귄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론은 단순하다. 펭귄마을도 보존되고 공예특화거리도 성공적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있다. 주민들이 중지를 모아 도시계획 입안을 제안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시계획을 손보는 방법밖에는 뾰쪽한 수가 없다.
펭귄마을은 '건축가 없는 건축'과 같이 '예술가 없는 예술마을'이다. 촌장인 김동균의 본능적 예술활동이고, 헌신적인 마을가꾸기 사업의 결과물이다.
양림동의 토지소유자들은 크게 '양림교회'라는 이름을 공히 쓰고 있는 3개의 교단(통합, 합동 예수교장로회와 기독교장로회)과 기독교병원, 기독교간호대학교, 호남신학대학교, 스피아여중·고등학교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20세기 초에 들어온 미국 남장로 교회 선교사들이 남겨준 유산이다.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와 학교, 주거공간인 사택, 그리고 사색과 기도를 위한 산책길인 호랑가시나무 언덕길이 교단이 나뉘고, 시설이 분화되면서 쪼개지고 분리되어 현재에 이른 것이다.
이들은 마을구성원이자 주된 주체들이다. 마을재생을 위한 의사결정 협의체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들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양림동 도시재생은 주민들에 의한 반쪽재생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의 선교활동과 선양사업이 양림동 도시재생에 통합되지 않는다면, 변죽만 울리는 축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굿모닝 양림'이라는 마을축제(추진위원장 한희원)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8년째 이어오고 있는 축제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반적인 축제와 다르다. 지속적으로 이어오는 축제의 컨셉은 '사색과 위로'이다. 더더욱 놀라운 시도는 등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독교 3개 교단의 목사님이 참여한 시낭송대회이다. 그들은 3개 교단이 함께 부르는 합창제를 기획하고 있다.
'the 1904’도 양림마을 도시재생에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나환자에게 다가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 남장로교 선교사의 유업을 이어가기 위한 모임이라고 한다.
양림동의 3개 기독교 교단과 기독병원, 호남신학대학교의 구성원들과 마을주민이 머리를 맞대고 마을 축제를 준비하고, 오웬기념관에 모여 합창하는 노래 소리가 양림골을 넘어 세계로 울려 퍼질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류영국은
전남대 건축과 박사출신으로 10년 동안 광주시 도시계획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일상과 건축, 도시 관광에서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 등에 관한 학문적 실천적 사유를 바탕으로 작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지오시티'는 첨단지리정보(GIS)를 활용한 과학적인 도시계획 선두주자로 꼽힌다. 한국도시설계학회 창립, 한국도시설계학회 지식나눔센터장. 한국도시설계학회 부회장/광주·전남 지회장, 광주시 양동도시재생사업 총괄코디 등을 역임하며 도시설계와 관련 정책입안과 실행에 참여하고 있다.
-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온누리에 울리다 기정 광주시장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앞에 마련된 '광주비엔날레 30주년 아카이브 전시-마당' 전시관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광주시 제공광주시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를 개막했다. 광주시는 광주비엔날레 30년 역사를 돌아보고 광주정신을 조망하며 광주비엔날레의 동시대적 가치를 새로이 정립하기 위해 30주년 아카이브 전시 '마당-우리가 되는 곳(Madang-Where We Become Us)'을 기획했다. 전시는 4월18일부터 11월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일 자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Il Giardino Bianco Art Space)'에서 열린다.이날 개막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비롯해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진흥회 위원장,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강현식 주밀라노 총영사, 김병내 남구청장, 광주시의회 신수정·이귀순·서임석 의원, 국내외 미술계 인사와 언론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이번 전시는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역대 광주비엔날레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예술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시주제, 참여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광주시 지도 등을 통해 광주비엔날레가 구현한 14번의 마당을 소개하고 있다.두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소장품과 그 의미를 확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백남준의 '고인돌'(1995)과 크초(Kcho)의 '잊어버리기 위하여'(1995) 두 작품을 비롯해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하는 가치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강 시장은 5·18민주화운동의 공동체정신을 상징하는 '주먹밥'과 광주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눠주기 위해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양은 함지박', 백남준의 '고인돌' 등 전시작품을 소개했다.세 번째 섹션은 아카이브로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알 수 있는 소장 자료들을 전시했다. 티켓, 홍보물, VHS, CD, 전시도면 등 역사적 실물 자료를 비롯해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 등을 살펴볼 수 있다.특히 이번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Collateral Event) 30개 중 하나로 선정돼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인 '민주·인권·평화'라는 화두를 인류공동체와 깊게 나누고 함께 공감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 전시장에서 유아브(Iuav) 대학 시각예술학부 학생들의 학과 수업이 진행되고, 카 포스카리 대학 한국학과 학생들이 전시장에서 직접 도슨트로 활동하는 등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아카이브 전시 개막식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해외홍보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고편 격인 '비디오 에세이 영상'이 최초로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비디오 에세이'는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아 제작됐고,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들의 다채롭고 폭 넓은 작품 이미지와 비디오클립, 판소리 공연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모습 등을 담아 전시의 시대적 의의를 강조하는 등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강기정 시장 등 광주시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광주비엔날레 거리홍보를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강 시장은 "광주비엔날레는 5·18을 계기로 폭발한 민주화 열망이 민중미술의 에너지로 이어지면서 시작된 행사"라며 "광주비엔날레 30년을 알리는 것은 5·18과 광주정신, 광주의 맛·멋·의를 알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강 시장은 이어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니스에서 광주비엔날레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광주를 키우는 일이다"며 "아카이브 전시와 함께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통해 광주가 국제 시각미술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한편 오는 9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 명성의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선임, 판소리를 매개로 소리와 공간이 함께하는 오페라적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엔날레전시관과 함께 광주의 예술명소로 손꼽히는 양림동 일대까지 외부 전시장으로 연결, 주제전시를 통해 관객과 작가, 기획자가 함께 접촉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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