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매수가 더 중요할까, 매도가 더 중요할까

입력 2018.03.19. 15:22 수정 2018.03.19. 15:44 댓글 0개
박길수 경제인의창 홈컨 부동산리서치 대표

일반적으로 매도했을 때에 이익이 현실화된다.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렛대(부채)를 안고 매입한 경우 부채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 또 현금이 있으면 선택 가능성도 많아진다. 자동차도 바꿀 수 있고, 자녀 결혼 지원금도 줄 수 있고, 집을 리모델링해서 쾌적하게 살 수도 있다. 매도가 훨씬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부동산 시장은 늘 큰 폭의 흐름이 있었다. 보통 부동산시장이 좋을 때는 사놓기만 하면 오른다. 타이밍에 맞춰 팔기만 하면 돈이 된다. 현재 실현되고 있는 수익성 등에 대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팔고 났더니 가격이 또 오른다. 조급해진다. 이제 더 높은 가격으로라도 사고자 한다. 매도인이 갑이 되는 시장이다. 불량물건이고 우량물건이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오른다. 밝은 전망만 가득하다.

그런데 모두가 꼰지발을 하고 있을 때는 모두가 커 보이기 마련이다. 계속 그렇게 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기에 대한 비난이 일기 시작한다. 광풍 공연 막바지에 가니 발빠른 사람들이 먼저 빠져나간다. 큰 부채안고 불량물건 산 사람들이 이자 충당도 제대로 못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거래건수도 현저히 줄어든다.

이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꼭 필요한 실수요자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사라졌다. 부채 많고 불량물건을 보유 중인 사람은 쓰러져가고, 자기자본이 상당한 사람들조차도 다소 양호한 물건(수익율이 이자율과 비슷해지는 물건)을 제외하고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급매로 처분하기 시작한다. 물이 빠지니 속옷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우량물건을 합리적가격에 매수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수익용 물건의 경우, 대출이자율보다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을 때만 매수한다. 이미 매수자가 갑이 된 시장이다.

부동산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니 연관된 사업 종사자들이 모두 고통 받는다. 아담스미스는 웃을 수 있지만 케인즈는 이 상황을 참지 못한다. 각종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다. 시장은 그렇게 반복돼 왔다.

IMF구제금융(1997.11월)과 리먼브러더스사 파산(2008.9월)을 되돌아 보았을 때, 지금 상황은 2008년이후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펼쳤던 초저금리(양적완화)정책의 끝자락(변곡점)에 와 있다.

주식시장은 금리에 민감한 반면, 부동산시장은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총량에 민감하다. 주거용시장에서는 LTV(주택담보비율)와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총량을 규제하고, 수익용부동산은 RTI(이자상환비율)로 규제가 예정돼 있다. 앞으로 부동산시장 환경은 지역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흐름은 점차 뚜렷해질 것이다.

상승장에서는 매도시점이 핵심이다. 부채가 많이 포함된 물건(아파트분양권 등)일수록 자기자본이익율도 더 커진다. 내가 꼭지에만 잡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버블가격에 잡았으므로 제때 빠져나와야 한다. 이 시장을 이용해 폭망한 경우도 많지만 수익을 낸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런 투자방법을 사람들은 투기꾼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침체기에는 일반적으로 그 반대다. 이미 수익률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 ‘우량물건을 합리적가격’에 매수한다면 그 물건은 매각할 이유가 없다. 굳지 매각한다면 다음 호황기가 됐을 때 여유 있게 나오면 된다. 그렇지만 그 주기가 10년이상 될 수도 있어서 느리고 답답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량물건을 안전마진이 있는 합리적가격에 매수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선 내재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분석능력이 필요하다. 막연한 미래 장미 빛 전망을 포함시켜서는 안된다. 둘째는 그런 매물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기다리면 저절로 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기다림이 길어져도 조급해서는 안된다. 기다리는 것과 가만히 있는 것은 겉모습은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기회가 왔을 때 즉시 행동한다는 점이다.

손무는 손자병법 제4장 군형(軍形)편에서 ‘승자는 먼저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지, 싸우면서 승리를 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워런버핏과 그 스승이었던 벤자민 그레이엄도 ‘주주서한’과 ‘현명한 투자자’에서 이미 확보된 ‘안전마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원칙을 수십년동안 지켜왔다고 했다. 부동산개발시장에서 최고 성공한 트럼프도 ‘거래의 기술’(2004년판)에서 동일한 취지의 얘기를 수차례 하고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호황기를 기준으로 생각해 고수익을 위한 비겁한 방법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극한 상황을 기준으로 보면 불투명한 미래이익보다 극한 상황에서도 현재의 원금만은 무조건 지키겠다는 생각이 강한 듯하다. 혹시 상황이 좋아지면 덤이라는 생각이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렸다. 두 방법 모두 어쩌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다만, 위험(리스크)이 크게 다를 뿐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매수가 더 중요할까? 매도가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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