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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사개특위서 '강원랜드 의혹 염동열 사퇴' 공방

입력 2018.03.13. 23:31 수정 2018.03.14. 10:55 댓글 0개

【서울=뉴시스】임종명 정윤아 홍지은 기자 =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3일 강원랜드 채용청탁 및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염동열 한국당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직 자진사퇴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청 업무보고를 위해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는 결국 파행을 빚었다.

사개특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됐으나 양측 공방으로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정회를 했다.

이번 공방은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청탁 및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염동열 한국당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직 사퇴를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진 의원은 회의 시작 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염동열 의원이 사개특위 위원이 된 것을 저로서는 용납하기 어렵다"며 "지금 고소고발 건에 얽혀있는 사개특위 위원이 사법 개혁의 여러 중요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 논의 당사자로 있다면 그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겠나. 국민들이 의혹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과거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국정조사 특위에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로 인해 국정조사 특위 위원을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당시 김태흠 원내대변인이 제가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 유린에 관여돼 고발된 당사자기 때문에 위원으로 임명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당시 새누리당이 고소고발 한 것이었다. 저는 (국정원 여직인 인권 유린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로 나왔다. 그런데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계속 (문제를) 주장해서 (결국) 위원회를 유지하기 위해 위원직을 사퇴했다"고 전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는 1차 수사가 2016년부터 1년간, 2차 수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대통령 지시에 의해 3차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 수사는 정당하지 않다. 3년째 압수수색만 한다. 부당한 수사에 대해 우리가 다시 항의해야한다. 압수수색한다고 해서 유죄인가, 입건도 안 돼 있다"고 반박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염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저는 언론을 통해 이 조사가 부당하고 불공정하다고 공개했다"며 "강원랜드 사건은 질의시간이나 여러 역할에서 거론 안하려고 했는데 허위 날조된 인사청탁 명단이 나돌고 있고 그것을 통해 제 보좌관을 구속했고 저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의원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사법개혁 의지를 가진 본 의원이 실질적으로 이를 판단하고 노력하는 국회 의정활동을 침해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저로 공방하는 것은 사법개혁 취지에 맞지 않다"고 부연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개인 자격으로 해야 한다.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국회의 입법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고 개인의 부당함이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민주당과 권 의원을 향해 "어렵게 검찰총장을 불러놓고 상대 당을 명예훼손 하고 있다"며 따지기 시작했다.

장 의원은 "강원랜드 수사는 정치탄압이고 정치보복이라 생각한다. 저희 당 의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하는 것은 사개특위를 진행 안 하고자 하는 정치공세"라며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미현 검사가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커넥션이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장 의원을 향해 "이거야 말로 명예훼손 아니냐" "피의자와 검찰총장이 한 자리에 있는 게 말이 되나" "이런 것 자체가 (검찰에) 압박을 주는 것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고 장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의 의사진행발언을 막고 있다며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결국 민주당 소속인 정성호 사개특위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사개특위 회의는 20여 분간 정회 후 속개됐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염 의원 질의 순서에는 '(사개특위 위원으로) 같이 있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표현으로 회의장을 퇴장했다.

두 번째 정회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했던 염 의원이 오후 회의에 입장하면서 불거졌다.

염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오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오전 정회 때) 휴게실에서 오전에 질의하더라도 오후에는 안 나오는 게 좋겠다고 하니 교문위가 있어서 안 들어오겠다고 했지 않나. 약속은 지켜야한다"며 따져물었다.

염 의원은 "약속을 했어, 뭘 했어"라며 "구속력 있게 말을 나눴나"라고 받아쳤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같은 위원들끼리 왜 그러나. 위원 자격을 왜 민주당이 판단하고 재단하나"라고 반문했다.

양측 간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정성호 사개특위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오후 3시30분께였다.

정회 중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한국당 의원들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전했다.

조응천 의원을 비롯한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염동열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사임을 촉구한다"며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 행사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논란에는 한국당의 염 의원 등이 있고 전 보좌관도 이미 구속됐다"고 상기시켰다.

이들은 "염 의원은 위원 자격이 없다 할 것이다. 스스로 위원직을 회피하는 것이 마땅한 처신"이라며 "오전 질의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염 의원에 대해) 피의자로 입건했다, 수차 답한 바 있다.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논하는 자리에서 피의자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질의하는 것은 염치도 없고 경우에도 어긋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염 의원은 당장 법적 책임은 지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며 "사개특위를 방패로 쓰는 건 염치가 아니다. 사개특위를 공전시키려는 야당의 꼼수에도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보탰다.

반면 장제원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은 "향후 사개특위 파행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파행이 지속될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사개특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작태는 용납할 수 없는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의정 문란 행위"라며 "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다 국회가 전면 중지돼 우원식 원내대표가 유감표명을 한 지 도대체 얼마나 됐나"라고 따졌다.

이들은 "그런데도 민주당은 또 다시 국회를 파행시키는 파렴치한 정치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 사개특위 위원인 이재정 의원은 피고발인 신분이고 조응천 의원은 재판에 계류 중이다. 이들이 먼저 사임한다면 염동열 의원 사임도 고려하겠다. 만약 혐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염 의원을 잡아가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두번째 정회 이후 약 4시간30분 만인 오후 8시5분께 다시 속개된 회의는 염 의원이 빠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이후에도 강원랜드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고 회의는 오후 10시께 산회했다.

정 위원장은 "여러 의원들로부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에 대한 여러 대안 제시가 있었다"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이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과 성찰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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