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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자르기 vs 선거판 변수" 민주당 당원 명부 유출 '촉각'

입력 2018.03.13. 13:41 수정 2018.03.13. 13:48 댓글 0개
권리당원들, "개인정보 유출" 이용섭-강기정 고소·고발
유출 경로, 문자 발송자, 발송 비용은 누가 '3대 쟁점'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당원 명부 유출 사건을 둘러싸고 후보자 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등 내전(內戰) 양상을 보이면서 당원 명부 유출이 왜 문제이고, 쟁점이 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이 광주시장 선거전의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명부 유출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경선레이스의 변수로 떠오를지, 소위 '꼬리 자리기'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지 실체적 진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정보가 샜다" 이용섭-강기정 고소·고발

명부 유출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는 이용섭·강기정 예비후보. 고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 고발은 공식선거법 위반 혐의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집단 민사소송도 준비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28일과 올해 1월2일, 강 후보는 지난해 12월31일 발송한 문자메시지가 문제가 됐다. 글머리에 '○○○님', '○○○ 당원님'으로 당원 개개인의 실명이 노출되면서 "개인정보가 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들'에게 보내졌다는 의혹이 일면서 지역 정가에선 지난해 하반기 입당해 당비까지 낸 권리당원 명단이 통째로 유출됐다는 의구심이 커졌다.

문제가 된 명부에는 실명과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입당 출당 내역, e-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가 죄다 포함돼 있어 조직국장 등 극히 일부 당직자만 아는데 34년 간 가명으로 활동해온 50대 권리당원, 2∼3개월 전 당원이 된 새내기 대학생, 당을 갈아탄 40대 사회활동가, 경쟁 후보 최측근의 자녀들에게까지 동시다발로 실명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유출 의혹이 더욱 불거졌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오랜 정치생활 동안 축적한 인물 DB가 수 십만건에 이른다. 새해인사를 겸해 일자리위 홍보문자를 보냈을 뿐이고, 명부 유출이나 불법 발송은 흠집내기"라고 반박했고, 강 후보 측은 "수신자 대부분은 북구 당원들로 지역위원장으로서의 정상적인 당무활동을 문제삼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구태"라고 반박했다.

◇유출 경로, 문자 발송자, 발송 비용 '3대 쟁점'

민주당 광주시당은 진상조사 결과, 당원 명부가 "외부로 실제 유출됐다"고 결론짓고 전직 조직국장 A씨를 최근 제명(당원박탈) 처분했다. A씨가 이 후보와 각별한 관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출 경로는 밝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측이 문자를 발송한 곳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무실, 강 후보측이 발송한 곳은 민주당 북구지역위 사무실. 발송자는 이 후보측은 실질 비서격인 현직 공무원(일자리위 정책비서관, 정무직 5급), 강 후보측은 본인 또는 지역위 관계자다. 문자 동시발송 웹사이트 가입자 역시 각각 현직 공무원과 강 후보다.

문자 발송량은 이 후보 측은 광주지역 당원을 대상으로 대략 10만 건, 강 후보 측은 북구 당원을 대상으로 2만6000여 건에 이른다.

발송 비용은 강 후보측은 "배우자가 71만원을 업체로 계좌이체했다"고 밝혔고, 이 후보측은 경찰 수사중인 가운데 문자발송 시스템상 가입자인 정책비서관 개인 통장에서 충전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 대목으로, 사실일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1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송 비용 결제는 내가 직원에게 맡겨 놓은 개인 돈에서 나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자칫 '사비를 들여 국가 시책(일자리위 성과)을 홍보했다'는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과 경찰은 정책비서관이 사용한 PC와 계좌, 당원명부가 담긴 광주시당 조직국장 PC 등을 압수수색, 명부 유출 경로와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광주시당, 명단 유출 '반쪽 조사' 뒷말

광주시당은 문제의 단체문자가 지난해 12월28일에 이어 1월2일 또 다시 발송되는 등 석연찮은 점을 감지하고도 지난 1월 4, 5일께 해당 당직자의 PC를 뒤늦게 봉인했다. 자체 진상조사단도 PC봉인 1주일 뒤, 의혹제기 보도가 나간 지 나흘 뒤에야 비로소 구성했다.

현직 변호사 2명이 입회한 가운데 시당 사무처장을 비롯해 전 시당 조직국장, 광주지역 8개 지역위원회 당원관리 책임자 전원을 상대로 강도높은 조사를 펼쳤음에도, 정작 핵심 당사자인 이 후보 측은 조사하지 않아 '변죽 때리기' 논란도 키웠다.

내부적으로 "합리적 의심이 갈 만한 정황과 진실을 확보했다"고 밝혔음에도, 정작 수사의뢰는 하지 않아 '반쪽조사', '봐주기' 논란도 일었다.

당원관리 책임자인 조직국장의 연말 돌연 사직과 관련해서도 "3개월 단기계약이 만료돼 그만뒀다"고 해명했으나,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해 핵심 보직 인사를 단행했고, 정책미디어실장인 A씨를 조직국장에 새로 임명했다"고 지난해 10월 공개자료까지 낸 점에 비춰보면 미심쩍은 해명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당원들은 "당 차원에서 명부 유출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선거 정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축소, 은폐하려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크다"며 "명부 유출의 실체적 진실이 빠른 시일 안에 규명돼 정정당당한 경선이 치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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