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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잇단 폭로에 위기 맞은 4人…대응법은 제각각

입력 2018.03.13. 05:58 수정 2018.03.13. 08:39 댓글 0개
안희정 도의적 책임만 인정…'법적 다툼' 예고
박수현·정봉주는 후보 사퇴 거부…"주장 날조"
민병두는 의원직 사퇴 강행…피정(避靜) 들어가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잇따른 성범죄 폭로와 불륜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의 대응 방식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가해 사실을 강하게 반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일부는 공개적 진실공방에 들어갔다. 한편에서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휴식에 돌입했다.

자신의 수행비서와 정책연구소 연구원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우 도의적 책임만 인정한 채 법적 투쟁에 나서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미 변호인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9일에는 검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안 전 지사가 법리공방에 몰두하는 데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공방을 벌이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안 전 지사측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점은 끝까지 진실공방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지사가 '정계은퇴' 대신 '정치활동 중단'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향후 법정투쟁을 통해 재기 가능성을 모색하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의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섰다. 자칫 의혹 단계에서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향후 정계복귀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적극 반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자지망생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 정봉주, 한번 물면 끝까지 간다"고 적었다. 그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정 전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에서는 "해당 기사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작성된 것"이라며 "제가 재기를 위해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는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날 오전에 맞춰 보도한 것은 매우 의도적"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투운동'과는 결이 다르지만 내연녀 공천과 불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박 예비후보는 전 부인이 지난 9일 민주당 공주시당협 사무국장을 지낸 오영환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제기하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원 공천에 특혜는 없었다. 부정 청탁을 들어주지 않자 보복성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 예비후보는 12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자신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중단했던 선거운동을 재개하는 등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충남지역의 한 의원은 "박 예비후보의 경우 선거 때마다 내연녀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경우 정치적 재기가 어려운 만큼 총력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민병두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며 '역(易)충격파'를 던졌다. 그는 당 지도부의 잇따른 만류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채 국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천주교 신자인 민 의원은 모든 업무에서 벗어나 묵상·성찰·기도 등 수련을 갖는 '피정(避靜)'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측 관계자는 “모든 걸 내려놓았다"며 "일상에서 벗어나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다른 정치인에 대한 추가 폭로 가능성을 걱정하는 가운데, 이들의 방어전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치에서는 위기 상황 자체보다 이에 대한 대처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 만큼 대응 방식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fullemp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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