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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계수
입력 2018.03.04. 14:56 수정 2018.03.05. 08:16 댓글 0개일정 가구가 가계(家計) 유지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의 항목들은 다양하다. 아파트나 주택 등 살 곳을 얻거나 그곳에 살면서 전기, 수도요금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주거비용은 대표적이다. 속옷에서부터 겉옷까지 가족들이 사계절 입고다니는데 필요한 각종 의류비용 또한 마찬가지다.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한 돈도 절대적 요소다. 이른바 의(衣)·식(食)·주(住) 비용이다.
이들 3가지 요소 가운데 ‘식’과 관련된 지표가 ‘엥겔계수(Engel coefficient-計數)’다. 가계의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Ernst Engel·1821~1896)이 ‘가계소득이 높아질수록 식료품비의 비중이 감소한다’는 가계 소비의 특징을 발견, 발표해 세상에 알려졌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생활수준을 측정하는 계측치이다. 식료품은 필수품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에 이르면 더 이상 소비되지 않는 재화다. 따라서 가계의 소득이 늘어날수록 엥겔계수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엥겔계수 20% 이하는 상류가구, 25~30%는 중류, 30~50%는 하류, 50% 이상은 최저 생활가구로 분류된다.
우리 국민의 엥겔계수는 1980년대 42.9%에서 1990년대 32.5%, 1995년 25.1%로 낮아지는 추세였다. 전체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엥겔계수의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인 1997년들어 27.5%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위기로 실직자들이 급증하고 수입이 줄어 전체 소득 수준이 하향되면서 여가생활을 위한 소비 지출을 억제한 때문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엥겔계수 수치는 다시 줄어 2007년 11.8%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2008년 12%대로 반등한 뒤 지난해 14%대에 이르렀다. 전년의 같은 기간보다 0.2% 상승한 것이며, 1~3분기 기준으로는 2000년 13.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전체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전년에 비해 3.3%증가한 573조6천688억원이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 비용은 78조9천444억원으로 4.7%늘어났다.
선진국 수준이라 하는 소득 3만불에 근접했거나, 웃돈다는데 엥겔계수 수치가 높아지는 이유는 무얼까. 전문가들은 가계의 월평균 경상소득 증가율은 제자리(2015년 3분기~2017년 2분기 0~1%대) 인 반면, 물가 상승률이 급등(2015년 1.7%, 2016년 2.3%, 지난해 3.4%)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1988 서울하계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 양대 올림픽을 모두 치러 바야흐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려는 시점에 급등한 생활물가가 발목을 잡은 듯 하다.
김영태논설주간 kytmd8617@naver.com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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