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희킴·강호연·우정수·정희민 '2018 금호영아티스트'展
입력 2018.02.25. 13:50 댓글 0개【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서울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2018 금호영아티스'전이 22일부터 열리고 있다.
2016년 제15회 공모에서 선정된 지희킴과 2017년 제16회 공모에서 선정된 강호연, 우정수, 정희민 4명 작가 각각의 개인전이다.
금호미술관은 2004년부터 '금호 영아티스트'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왔다. 젊은 작가들의 활동과 도전을 지원하며 매년 다양한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업을 소개한다. 현재까지 총 16회의 공모를 통해 69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올해 전시는 회화부터 설치작업까지 오늘날 세계에서 범람하고 휘발되는 이미지들을 감각적인 서사로 풀어내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수 있다.
1층 전시장을 가상 공간의 정물이미지로 메운 정희민 작가는 현재의 삶을 둘러싼 이미지와 이미지를 경험하는 방식을 회화로 옮기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는 우리의 지각과 인지를 좌우하는 이미지와 그것이 내포하는 권력과 욕망의 전략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 왔다. 가상 공간에서의 ‘나’의 자아를 덩어리로 은유하고,이러한 가상 생태계의 경험을 꿈에 빗대어 초여름의 오후, 꿈처럼 나른한 어느 날의 테이블을 전시장으로 불러낸다. 결국 '무엇을 왜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작가의 내면에 닿아있다.
2층 전시장은 우정수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업들은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의 기적 가운데 하나인, ’예수가 폭풍을 잠재우다(Jesus calms the storm)’의 일화로부터 모티프를 얻은 것들로 익숙한 성서 구절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작가는 회화 속에서 도상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이미지의 서사에 대한 고민을 펼쳐 보인다. 후광을 지우는 것 만으로 신적 존재인 예수는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되고,상투적인 성화의 이미지는 폭풍에 고립된 군상의 이미지로 변한다. 종교적 의미가 지워진 그림은 이미지와 서사를 유희할 수 있다.
가로와 세로가 모두 100cm인 정사각형 캔버스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거대한 하나의 화면은 관람자를 압도한다. 추상적인 도상이나 반복된 선과 패턴, 그래픽적 요소들에서는 선의 강약과 농담,면적 등 이른바 ‘선맛’이 강조된다. 대담하고 유쾌하게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이미지와 서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과 전시의 구성이 역동적이다.
3층에는 강호연 작가의 '백과사전Encyclopedia'전이 펼쳐졌다. 거대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하나의 완결된 프로젝트인 동시에 앞으로 이어질 전체 프로젝트를 도해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태양계를 형상화한 모빌 설치 작업과사진 작업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자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진 작업은 이어지는 모빌 구조를 암시하는 것으로,어두운 우주에서 행성이 모습을 드러내듯 암흑 속에서 어렴풋이 나타나는 사물들의 프로필 이미지를 담고 있다.
'가장 격렬한 것부터 가장 은밀한 것에 이르기까지'를 타이틀로 한 지희킴 작가는 책으로부터 파생되는 사고와 기억을 연쇄적인 드로잉과 감각적인 서사로 풀어낸다. 2012년경부터 버려지거나 기부받은 책을 이용한 북 드로잉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잠재된 기억을 이끌어 냄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만나 또 다른 서사로서 작동하게 되는 과정을 보이고자 한다. 잠들어 있던 기억의 순간을 불러내고 수집하여 ‘중첩’과 ‘교차’, ‘윤색’을 거듭한 기억의 풍경을 그린다.
안쪽 전시장에서 작가의 뇌를 살피듯 보다 은밀히 들여다볼수 있는 작품을 볼수 있다. 서랍을 열어 숨겨진 작가의 기억-이미지 드로잉과 조우하는가 하면, 흘러 내리는 이미지들와 함께 녹아들어 기억의 늪으로 작가와 함께 빠져들 수 있다.
알듯 말듯 해석하기 쉽지 않은 작품들을 위해 작가와의 대화시간이 마련됐다. 전시기간인 3월 17일 오후 3시 우정수·지희킴, 3월 24일 오후 3시 강호연·정희민 작가가 관람객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전시는 4월1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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