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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메달 생각?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떠오릅니다"

입력 2018.02.24. 23:21 수정 2018.02.26. 12:38 댓글 0개

【강릉=뉴시스】 스포츠부 = "지금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다. 생각나는 것이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 없다. 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 많이 반성했다."

2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보름(25·강원도청)이 기쁨을 드러내기보다는 사과부터 했다.

평창 대회를 앞두고 우여곡절을 거듭했다. 지난 시즌까지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세계 1위였다. 2016~2017시즌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챙겼다. 지난해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랐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대회에서는 넘어져 실격했다. 여파가 3차대회까지 이어졌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김보름은 4차대회에서 동메달을 손에 쥐는 데 그쳤다. 올 시즌 매스스타트 세계랭킹도 10위에 머물렀다.

엎친 데 덮친다고 평창 대회 기간에는 엄청난 피폭을 당했다. 19일 여자 팀추월에 노선영(29), 박지우(20)와 함께 출전한 김보름은 노선영을 따돌리는 듯한 경주에 이은 인터뷰 태도로 미운털이 박혔다.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해야 할 정도로 비난은 거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 김보름의 이날 성적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은 '강한 멘털'말고는 없을 듯하다. 오로지 레이스에만 집중한 결실이다.

준결승에서 체력을 아끼는 레이스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김보름은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했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가 확정된 뒤에도 웃을 수 없었다. 코칭 스태프에게 안겨 눈물을 쏟았다. 이어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했다.

김보름은 "큰절의 의미는 저 때문에 많은 논란이 된 부분과 그에 대해 국민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있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경기를 하는 동안 힘들었는데 그 덕분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메달에 대한 생각보다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컸다. 다른 생각은 들지 않고 그저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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