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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이러니 성공했지···말잘듣고 몰입하고 눈치안보고

입력 2018.02.24. 17:04 댓글 0개

【평창=뉴시스】 스포츠부 =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다. 마음에 든다. 내가 스노보드를 어떻게 시작했고 어떻게 훈련했는지 잘 보여주는 별명 같다." 이상호(23·한국체대)가 자신의 별명인 '배추보이'를 달게 수용했다.

이상호는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PGS)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네빈 갈마리니(32·스위스)에게 아쉽게 패하며 대한민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은메달로 장식했다.

이상호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 기쁘거나 그런 생각도 없다.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스스로 자랑스럽다. '스노보드의 김연아'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어느 정도 다가간 것 같다. 김연아는 모든 운동선수들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이상호는 "비인기 종목이던 피겨를 인기 종목으로 끌어올린 김연아 선수처럼 스노보드에서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다.

이상호는 "좋은 훈련 여건과 지원만 있다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후배들이 많다. 스노보드는 후원과 지원을 가장 조금 받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아쉽다"고 대변하기도 했다.

평창 대회를 앞두고 이상호는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다. 게다가 이날 준결승에서는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에게 0.01초차로 앞서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블루코스에서 경기를 펼쳐 코시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상호는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훈련량과 장비를 바꿨다. 월드컵은 훈련량과 장비를 내 기술에 맞추기 위한 과정으로 봤다. 월드컵에 전력을 다하지 않아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준결승이 가장 힘들었다. 4강전에서 불리한 블루코스를 탔지만 코치님이 경기 시작 전 '4강 진출도 잘한 성적이다. 누구도 너를 이길 수 없다. 타던대로 타자'고 해서 집중하고 탔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큰 부담은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마지막에는 이겼는지, 졌는지도 몰랐다. 전광판을 보고 놀랐다."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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