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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지막에 드로, 안 하고 싶었지만 그런 상황 왔다"

입력 2018.02.24. 00:35 댓글 0개

【강릉=뉴시스】 스포츠부 = 팀 결성 스토리 자체가 드라마인 대한민국 컬링 여자 대표팀이 또 다른 드라마를 썼다. 일본을 상대로 한 복수혈전에서 최후에 웃은 자가 됐다. 져도 그만일 때 졌고, 반드시 이겨야 할 때 이겼다.

김은정(스킵),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은 23일 밤 강릉 컬링센터에서 펼쳐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8-7로 쳐내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일본은 예선에서 한국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다. 이날도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혈투가 펼쳐졌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명승부에서 한국은 결국 설욕하고야 말았다.

김은정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진 상대가 일본이었다. 그때 돌아가는 길에 너무 화가 났는데 이번엔 준결승전에서 또 만나게 돼 목표의식이 더 강해졌다. 그 덕에 우리 팀원 모두가 좋은 샷을 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관중들이 열띤 응원과 성원을 보내준 덕에 여기까지 왔다. 경기를 하면서도 많은 에너지를 느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인사했다.

한국은 1엔드에서 3점을 뽑는 등 초반 기세가 좋았지만 막판에 흔들렸다. 마지막 10엔드에서는 후공을 잡고도 스틸을 허용, 1점을 내주고 연장까지 갔다. 연장전에서도 마지막 샷 직전까지 일본의 스톤이 원 중심의 안쪽에 자리했지만, 김은정이 드로샷, 즉 다른 돌을 건드리지 않고 하우스 안쪽에 보내는 샷으로 일본의 스톤을 밀어내며 드라마틱한 승리를 확정했다.

마지막에 드로샷을 하는 것은 김은정의 계산 밖이었다. 김은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드로샷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드로는 안 하고 싶다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그런 상황이 왔다. 그래도 내 역할이고 의무니까 던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메달은 따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이제는 웃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던지는 돌 하나 하나는 곧 역사다. 2014 소치 대회가 이들이 참가한 첫 동계올림픽이다. 이번 두 번째 올림픽에서 결승까지 치고 올라와 메달을 확보했다. 10번 싸우면 9번을 이길 정도로 경이로운 실력이다.

김은정은 "우리도 올림픽을 앞두고 역사를 쓰고 싶었다. 우리를 믿어준 많은 분들의 삶, 우리가 그간 컬링에 바친 삶까지 큰 무게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받쳐서 들어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더 잘하려 노력했고 집중하면서 목표의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결승전 상대는 우리가 예선에서 7-6으로 꺾어 본 스웨덴이다.김은정은 "스웨덴은 공격적인 샷이 많은 팀이다. 성급하지 않게 기다리는 입장으로 경기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은 25일 오전 9시5분에 열린다.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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