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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템페스트' 페루 28일 공연...예경 "답답하네"

입력 2018.02.22. 18:45 수정 2018.02.22. 18:46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오태석 극단 목화 레퍼토리 대표의 대표작인 '템페스트'가 예정대로 페루에서 공연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공연계에 따르면 '템페스트'는 페루 리마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돼 28일과 3월 1일 이틀간 현지에서 공연한다.

공연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가 현지 공연비용을 한국의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현지 축제가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센터스테이지 코리아' 사업을 통해 현재 목화에게 항공비를 국고로 지원한 상황이다.

하지만 페루 축제 측에서 운영 등과 관련 상당 비용을 목화 측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독자적인 판단만으로, '템페스트' 공연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는 힘들다. 타국가에서 초청을 한 만큼 국가 간 신뢰 문제도 적용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추후 오 대표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는 대로, 국고가 낭비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극단 측과 협의를 통해 오태석씨를 제외하고 축제에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오 대표는 한국적인 리듬과 정서, 전통음악을 통해 새로운 연극적 양식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양식이 집약된 '템페스트'는 영국, 미국, 칠레 등에서 공연했고 최근 남산국악당 무대에도 올랐다.

이와 함께 오 대표는 각종 정부 지원 사업 등에서 재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극단 목화는 내달 15일부터 2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신작 '모래시계'를 공연할 예정인데,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창작산실' 선정작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연하기 때문이다. 공연계는 물론 일반 대중 사이에서 오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문예위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예위는 23일 입장을 낸다.

또한 오 대표의 성추문이 공식적인 사실로 확인되면 그에 대한 흔적 지우기 역시 번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들이 발 빠르게 입장을 내놓았다.

김대현, 김선애, 백인식, 오세곤, 오은진, 유덕권, 이연심, 이정환, 이혜경, 장선연 등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 일동은 22일 발표한 입장문을 내고 "예술은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다"며 오 대표와 역시 성추문에 휩싸인 이윤택 전 예술감독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내비쳤다.

2015년 9월 개정 교육과정 발표 후 교육부의 교과서 개발 계획에 2018년 사용을 목표로 전문교과 '연극' 분야 중 3개 과목('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이 포함됐고 현재까지 집필, 편집, 인쇄, 배포가 완료된 상태다.

집필진은 "현재 교육 당국의 입장은 이미 배포까지 마친 상태이므로 올해 당장 수정은 어렵지만 내년 사용할 교과서는 문제의 작가들과 작품들을 삭제한 개정판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필진들은 교육적 차원의 고려를 최우선시 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며, 당국의 조처와 별도로라도 담당 교사들을 파악하여 협조를 요청하고 정오(正誤) 수정이 담긴 간지(間紙)와 참고할 교육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에 앞서 오 대표의 희곡 '춘풍의 처' '자전거' '부자유친' 등이 고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바 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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