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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통제구역 곳곳서 보안 허점…기강해이·시설문제 노출

입력 2018.02.22. 14:24 댓글 0개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출입자 확인 과정을 거치는 보행자 검색이 대회 내내 뚫리고 있다.

특히 개회식 이전부터 뚫린 보안 영역의 허점이 25일 열리는 폐회식을 앞두고도 줄어들지 않아 안전올림픽 구호에 오점을 남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분위기다.

22일 뉴시스 취재 결과 이날 강릉시 유천지구(유천택지) 미디어촌에서 출입카드(AD)를 소지하지 않은 남성 2명이 미디어촌 식당에 들어가 20여분간 머물렀다가 미디어촌 보행자 검색구역(PSA) 바깥으로 나온 사실이 모 언론사 취재진에 목격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8~9시 사이에 미디어촌 식당과 경찰서비스센터, 미디어촌 현장안전통제실이 있는 501동 구역에 들어갔다가 나왔다.

설상 종목이 치러지고 있는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에서도 보안이 뚫리고 있다.

KBS 방송은 전날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이 치러지는 평창군 봉평면 면온리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지난 15일 오후 9시께 AD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관중 2명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평창조직위 내부 문건에 따르면 관중 2명은 경기운영을 책임지는 스포츠 매니저 A씨의 도움으로 출입통제구역에 들어와 4시간 동안 선수식당과 운영구역을 넘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통제구역에 보안요원까지 배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KBS 뉴스9에서는 전했다.

평창조직위 운영인력들의 기강 해이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휘닉스 스노 경기장의 한 매니저는 장비를 운반하는 스노모빌에 친구들을 태워 경기장 앞까지 데려다주는 바람에 동료

들이 경기운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끌고 비탈진 스키장에 올랐다.

중앙정부에서 평창조직위로 파견 나온 한 공무원은 "폐회식이 가까워지니까 다들 느슨해지는 분위기를 타는 것 같다"며 "대회 초반의 꽉 조여진 분위기 속에서 일해왔던 분위기는 분명히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보안시설의 허점도 드러났다.

지난 14일 강릉 일대에 불어닥친 태풍을 방불케하는 강풍에 미디어촌 보안시설인 펜스가 기울어져 파손되면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강릉선수촌에 설치한 펜스는 기울어지지 못하도록 지지대를 세웠지만 미디어촌에서 파손된 펜스는 모두 지지대가 없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의 보안도 허점투성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있어 폐회식 보안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한국계 미국인 A(37)씨가 개회식 무대에 난입한 사건의 장면이 올림픽 주관 방송인 올림픽방송서비스(OBS)의 카메라에 잡히면서 오점이 남았다.

A씨는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를 관람했던 강릉 관동하키센터에 술을 마신 상태로 입장했다.

경찰은 A씨를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은 개회식 이전부터 보안이 뚫렸다.

뉴시스는 2회에 걸쳐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의 보행자 검색구역과 개회식 무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보안요원의 부재와 업무 미숙으로 무사 통과할 수 있음을 확인해 보도했다.

또 식당 주변으로 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이른바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한 바 있다.

평창조직위 미디어촌 보안담당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 있었던 AD카드 미소지자의 보행자 검색구역 통과 여부는 사실관계부터 확인한 다음 보안요원 처벌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photo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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