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선거국면에 도시철도 2호선도 결국 ‘제동’

입력 2018.02.21. 18:19 수정 2018.06.22. 14:15 댓글 8개
광주시, 시민단체 환경영향평가 수용…상반기 착공 무산
윤장현 시장 “소모적인 논란 종식시키고 미래로 나아가자”

시민들과의 약속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던 광주시가 일부 시민단체 등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또다시 물러섰다.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을 계획대로 완료하기 위해 올 3월 중으로 난공사가 예상되는 일부구간을 우선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요구에 제동이 걸려 결국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특급호텔,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등 대표적인 숙원사업들이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힐 때마다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 ‘소신없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전철을 또 밟은 것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6개월간의 공론화 절차를 거쳐 총사업비, 실시설계와 차량 제작구매까지 완료하는 등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은 이미 시작됐다”며 “흔들림 없이 정상적으로 추진해 2호선 1단계 구간을 당초 사업 계획대로 2023년에 개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지난 2014년 말 도시철도 2호선 원안 추진을 약속 한 이후 전문가와 시민단체로 T/F를 구성하고 수차례 토론을 거쳐 안전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임기 내 착공 원칙을 밝힌 바 있다”면서도 “다만 시의회 권고와 일부 시민단체 요구를 반영해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광주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의 환경영향평가 요구를 받아들임에 따라 사실상 당초 시민들과 약속했던 민선6기내 착공은 어렵게 됐다.

광주시는 지난 2015년 4월 9억3천여만원을 들여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진행중이다. 이 용역결과는 빨라야 7~8월께나 나올 예정이다.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진행되는 실시설계 등을 감안하면 올 연말에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광주시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다 광주시가 환경영향평가 요구를 수용하자마자 그동안 민선6기내 착공을 줄기차게 반대해 왔던 ‘도시철도공론화요구 시민모임’이 당장 예산집행 중단과 공론화위원회 구성까지 들고 나와 향후 사업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시민모임의 줄기찬 주장에 윤장현 시장이 임기내 착공을 포기하게 됐다”며 “2018년 도시철도 예산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중심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라”고 또다시 광주시를 압박했다.

광주시는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더라도 도시철도 2호선 전체 공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국면에 이들 시민모임이 이를 다시 공론화 할 경우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 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7기에서 재검토 논란 등 갈등현안으로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광주시 한 공무원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게 맞지만 올 상반기 착공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결과적으로 이를 지키지 못한 광주시 행정을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 걱정이다”며 “시민단체 반발에 광주시가 손을 드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윤 시장은 “이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따른 소모적인 논란을 종식시키고 미래로 나아가자”며 “교통 인프라 구축, 교통복지 실현이 앞당겨 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총연장 41.9㎞로 3단계로 나눠 시공한다. 이 가운데 2023년 개통 예정인 1단계는 시청~상무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 17.06㎞로 구간이다.

김대우기자 ksh4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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