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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하는 GM 군산 근로자들 "어찌 살아야 하나요"

입력 2018.02.14. 13:57 댓글 0개

【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젊은 가장(家長)들이 대부분입니다. 부모님과 자식 걱정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14일 한국지엠(GM) 군산공장에서 열린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만난 한 조합원의 말이다.

"명절에 부모님과 상의해 거취를 정하겠다"는 그는 "딸아이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살아 갈 길이 막막하다"면서 먼 하늘을 바라본다.

한국지엠이 지난 13일 경영 악화를 이유로 오는 5월 말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군산공장 근무 직원은 2000여명으로 공장 폐쇄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여기에 130여개 협력사도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회사는 희망퇴직을 받아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쉐보레 제품 구매 바우처 등을 제공하겠다는 복안이지만, 40대 전후반의 직원들에게는 혹독한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날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는 군산공장 노조원과 부평, 창원, 보령공장 노조원 등 1500여명이 참여해 단결 투쟁을 외쳤다.

김재홍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장은 집회 도중 무대에 올라 삭발식을 하고 사측의 공장폐쇄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지엠의 일방적인 공장폐쇄 통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전 조합원과 함께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설 명절을 사흘 앞두고 지엠이 전 조합원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면서 "군산공장 근로자와 전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장폐쇄를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 2000명과 그 가족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를 지엠은 아주 손쉽게 결정했다. 우리 노동자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묻고 싶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준중형 세단인 '올 뉴 크루즈(All New Cruze)' 생산에 나섰으나 판매실적 저조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k99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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