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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손자, 맛있는 설 음식 만들어 줄라요"···활기찬 전통시장

입력 2018.02.12. 15:31 댓글 1개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장 봐서 명절에 서울에서 오는 손자 맛있는 음식 만들어 줄라요"

설 명절 연휴를 사흘 앞둔 12일 오후 광주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은 '장보기'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대설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지만 시민들은 언 손을 '호호' 녹여가며 장바구니를 놓지 않았다.

꽁꽁 얼어버린 조기와 동태를 들어보이며 상하지 않았는지 살피고 또 살폈다.

"다른 가게 들렸다가 다시 올게라"라는 한마디에 생선가게 주인은 약간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밝게 웃으며 "둘러 보고 오시요. 그래도 우리 가게가 제일 쌀 것이요"라고 답했다.

한과 가게 앞에서는 가격 흥정도 이뤄졌다. 주인이 약과 1봉지에 5000원을 제시하자 시민은 "약과하고 산자 2봉지 8000원에 팔라"며 5000원권 1장과 1000원권 3장을 내밀었다.

주인은 "아따 팔아도 1000원도 안 남은디"라면서도 건넨 돈을 받아 앞치마 주머니 속에 넣었다.

떡방앗간은 설 명절의 분주함을 대변하 듯 하루종일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수증기로 가득했다.

이어 잘 다져진 떡이 기계속에 조금씩 들어가고 긴 줄의 가래떡으로 나오자 방앗간 직원은 쪼그려 앉아 가위로 잘라냈다.

적당한 크기로 잘려진 가래떡은 포장돼 주문한 할머니에게 전달됐다.

또 갓 만들어진 가래떡 한 줄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는 손자의 입에 넣어졌다. 손자는 뜨거운 듯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다시 입을 벌렸다.

설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은 제수용품을 사기 위한 발걸음과 하나라도 더 판매하기 위한 상인들의 웃음으로 모처럼 활기 찼다.

아들과 장보기 나선 한 주부는 "설 제수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다"며 "시장은 대형마트에 없는 사람냄새가 있는 것 같아 좋아한다. 모처럼 아들과 데이트 했다"고 말했다.

한 할머니는 "손녀가 내년이면 초등학교 입학해 선물로 신발 한켤레 구입했다. 모처럼 아들 내외도 온다고 해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일 것이다. 손녀가 신발 신고 공부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떡방앗간 상인은 "하루종일 떡을 찌고 가래떡을 뽑아내고 있다. 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매일 설 명절 같았으면 좋겠다"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생선가게 주인은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예전 같지 않지만 시장인심은 여전하다. 대형마트는 가격을 흥정할 수 없지만 시장은 가격을 깎을 수 있다. 돈을 깎아주지 않으면 구입하는 물건 한개라도 더 얹어 준다"며 전통시장에서 장보길 기대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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