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여론조사, 과연 민의를 대변하는가

입력 2018.02.07. 17:24 수정 2018.02.07. 17:46 댓글 0개
김영태의 약수터 논설주간

오는 6월 지방선거의 열기는 지난해 하반기 부터 어느 정도 달아 올랐다. 구정 연휴(2월 15일~18일)가 끝나면 연휴 민심을 기반으로 분위기는 더욱 끓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 단체장과 광역 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선거에 나서겠다며 뜻을 세운(입지·立志) 이들은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며 얼굴 알리기에 자못 분주한 모양새다. 자신이 그간 쌓아온 이·경력을 내세우거나 정치권과의 이런 저런 인맥을 강조하며 트랙에 설 준비들을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들의 얼굴 알리기와 인지도 형성 및 높이기 방안들 또한 구체화하고 있다. 여러 방안 가운데 대표적인게 여론조사다. 각 당의 입장에서도 유권자들로부터 최종 간택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를 가려내는 방식의 하나가 여론조사다.

여론조사는 어떤 속성을 내포하고 있는가.

여론조사에서 ‘여론(輿論·public opinion)’은 사회 대중(大衆)의 공통된 의견을 일컫는다. 개인이나 사회에 대한 어떤 의견 가운데 여러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인정되는 공의(共意)라 할 수 있다.

사회 대중(大衆)의 공통된 의견

21세기 정치학 대사전에 따르면 ‘의견(opinion)’에는 2가지 어의(語意)가 담겨있다. 판단을 사실과 구별하는 의미로 사용하거나, 지지되는 의견이 사회적인 압력이나 사회적 통제력으로서 작용한다고 하는 경우다. ‘대중(public)’은 유럽지역에서 공공의 영역인 카페나 살롱의 발달과 함께 공중(公衆)의 개념으로 정착됐다. 여론은 다시 풀이하면 공적으로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쟁점에 관한 의견의 총체, 공중의 집합적 의견인 셈이다.

민선 6기를 거치는 동안 특정 자치단체의 장이나 의원으로 선출됐던 이들 중 상당수가 비리·비위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았다. 이로인해 생긴 해당 지자체의 행·의정 공백 폐해는 적지 않다. 한 마디로 잘못 뽑은 ‘가짜 일꾼’에 휘둘린 유권자들이 스스로 지역발전을 가로 막은 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의견(여론)을 왜곡시킬 소지를 안은 여론조사가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이미 발표된 몇몇 여론조사에서 실제 그런 냄새가 풍겨 나온다.

특정 선거구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율이 어떻네’, ‘적합도가 어떻네’하는 등등의 공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렇다.

우선 조사 에 응답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문제다. 특정 지역 유권자 전체(모집단)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적당한 수(표본)로 한정한다. 비교적 공신력있는 여론조사기관이 선정하는 조사 대상자 수는 통상 1천명 안팎, 많게는 2~3천명 정도까지 표본이 된다. 이런 숫자 조차도 숫자 상의 한계 때문에 전체 유권자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회의적이다. 그런데 불과 1~2백명, 혹은 2~3백명을 표본으로 한 여론조사가 적지 않다. 이들 어줍잖은 표본에 근거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가 과연 얼마나 전체 의견을 대변할지 의문을 품게하는 이유다.

또 다른 문제로 거론되는게 응답을 받아내는 조사 수단이다. 길거리 유권자들을 직접 접촉해 하는 심층면접이 있지만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이런 조사가 대상자들에게 먹혀들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통신 수단이 주류를 이루는데, 이마저도 유·무선 비율을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따라 조사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무선 전화 비율보다는 가정집 전화를 이용한 비율이 더 많을 수록 신뢰도가 낮다고 본다. 세대별 계층과 조사 전화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왜곡된 조사로 비틀어선 안된다

더욱 중요한게 설문 문항을 어떻게 작성하고, 어떻게 묻는지에 따라 실제 여론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는 조사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일반적인 예로‘누구 누구의 지지도와 적합도가 높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하고 묻는 방식이다. 이같은 조사 방식은 의뢰자(후보자나 그 측근)와 조사 기관 사이의 내밀한(?) 연관 하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외에도 여러 기법에 터 잡은 여론조사의 결과는 ‘의뢰하는 쪽이 어떤 의도를 갖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철만 되면 우후죽순 처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를 철저히 관리한다. 공직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여론조사를 빙자해 실제 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 근거해 여론조사기관 단체의 등록과 조사 결과의 선관위 홈페이지 공개(법 제8조의 9등)등을 의무화 해놓았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특정 선거구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 올랐다. 그 선거구에 나선 입지자들은 저마다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몇몇 여론조사를 들어 벌써부터 ‘지지도나 적합도가 어쨌다’는 등 포장하는 후보자도 나왔다.

딱히 신뢰할만한 여론조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조사 결과가 민의를 왜곡시킬 소지를 안고 있다면 유권자들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여론조사는 여론 조사일뿐이다. 선거란 여론조사로 치르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유권자 판단의 첫번 째 요인은 해당 후보자가 살아온 과정과 이·경력, 해당 선거구의 정체성 및 이념 성향 등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해 유권자들의 기대에 와 닿는 지역발전 방안의 제시 등이 핵심 근거여야 한다.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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