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여성법조인 "나도 성추행 당했다" 미투운동 동참

입력 2018.02.06. 19:12 수정 2018.02.07. 10:24 댓글 10개
조선희 변호사, “고교시절 목사가 성추행” 사실 첫 공개
대인기피증·불면증 시달리다 차책감에 대학때 휴학계
후배 변호사도 고용변호사에 “아직 처녀겠네” 등 희롱
피해자 자책 않는 더 나은 세상 위해 남편과 상의 후 동참

조선희 변호사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와 서울 북부지검 임은정 검사 등 여검사들에서 촉발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이 광주 여성 법조인에게까지 번졌다.

“앞으로 태어날 내 딸에게 더 나은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후배 변호사와 우리의 딸, 조카, 배우자가 성범죄 피해에 침묵하고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해 감히 용기를 냅니다.” 이 여성 법조인이 힘겹게 20여 년만에 고백을 하는 이유다.

광주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는 조선희(40·여) ‘조선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6일 자신과 후배 변호사가 겪었던 성폭력을 처음으로 고백하며 미투 운동 동참을 밝혔다.

조 변호사는 본보 법조 칼럼(7일자 19면 참조)을 통해 “18세 때 나를 후원하던 성직자(목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고, 매일 밤 그 사람이 나타나는 악몽을 꾸다 형제들에게 털어놨다”라며 “목사에게 항의를 하자 그는 내가 거짓말을 지어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자기가 지급한 후원금도 있으니 함구해 달라고 했었다”라고 털어놨다.

조 변호사는 “당시는 너무 어렸고 그 사람 인생이 무너질까 두려워 고소를 하지 않았다”면서 “내게 한 행동이 떠올라 대인기피증, 불면증을 겪으며 갓 들어간 대학에 휴학계를 냈고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란 자책에 괴로워했다”라고 썼다.

조 변호사는 동료 여변호사가 당한 성폭력 사실도 세상에 알렸다.

그는 “광주의 친한 후배 변호사도 자신의 고용주인 선배 변호사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라며 “선배 변호사가 ‘남자 친구 없지’ ‘그럼 아직 처녀겠네’ ‘내가 요즘 아내와 각방을 써서 너무 외롭다’며 후배의 어깨를 껴안았고 후배는 결국 선배의 뺨을 때리고 도망쳤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후배는 그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며 “변호사였지만 고소를 하지 못했다”라고 당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변호사가 이 정도인데 일반 사회에서는 어떨지 거의 절망적 기분마저 든다”라며 “솔직히 서 검사 사건은 야만적 성문화의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미투 운동에 대한 응원과 동참을 호소했다.

광주여성단체 연합을 비롯한 광주지역 여성계가 지난 1일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광주검창청 앞에서 전개하고 있다. 김민선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 소장 제공

그는 취재진에게 “1993년 부모님을 잃고 후원을 해주던 목사에게 당했던 피해 사실이다”면서 “피해를 호소했지만 18살 여학생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오로지 가족들만이 편이 돼 줬다”라고 고통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또 “광주에도 50여 명의 여자 변호사가 있지만 대부분 고용 변호사라 이 같은 피해를 당해도 호소하기 쉽지 않다”며 “피해가 발생해도 덮고 넘어가는 게 낫지 않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여자 변호사가 아닌 사무실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성적 문제도 상당한 실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대학에서 성추행 범죄 공부를 할 때마다 ‘내가 몰라서 그때 고발할 수 없었구나’라는 생각 속에 살았다”라며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용기가 더해져 세상이 바뀌어 갈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대 출신으로 2016년 3월까지 경찰청에서 근무한 전직 경위 임보영씨도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2015년 12월 경찰청 재직 당시 직속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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