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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 총파업 강행…"자구안은 노동자 희생만 강요"

입력 2018.01.24. 14:43 수정 2018.01.24. 14:48 댓글 0개
광주·곡성·평택공장 조합원 3000여명 상경…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 집회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금호타이어 노조가 채권단이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24일 하루 부분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채권단과 사측의 '자구안 동의서 제출 요구'에 맞서 광주·곡성·평택공장 노조원 3000여명이 '상경 총파업'에 나섰다.

파업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전 작업조를 시작으로 24시간 동안 진행 된다.

서울로 올라간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와 해외매각 재추진 반대를 위한 집회에 들어갔다.

오후에는 광화문 앞 광장에서 열리는 전국금속노조 신년투쟁 선포식에 참석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채권단과 사측이 채권 만기 상환 연장 조건으로 '2월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 실행을 위한 노사 약정서 체결'을 요구한 것은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채무연장 만을 위한 것으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삭감과 생산직 191명 정리해고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안은 또 다시 노동자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자구계획안"이라며 "거듭되는 경영 실패와 현재 위기가 왜 초래됐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이 빠진 자구안은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1조3000억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차입금 만기 상환을 경영정상화 계획 실행을 위한 노사 약정서 체결을 조건부로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당장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또는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 등 고강도 구조조정은 면하게 됐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2009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이미 가혹한 구조조정을 겪은 바 있고, 부실 덩어리 중국공장 처리와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해결이 선행 되지 않는 한 자구안 협약에 동의 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 실패 원인 진단과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는 기꺼이 함께 하고자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산업은행이 회사 경영실사 결과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가운데 노조에만 일방적인 자구안 동의를 강요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정상화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뢰를 먼저 보이는 게 우선 순위 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총파업으로 타이어 생산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광주·곡성·평택공장에서는 연간 2900백 만개의 타이어가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임단협 결렬에 반발해 지난 2012년 8월 실시된 총파업 당시에는 1일 평균 70억원의 생산 감소 피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권단의 양보로 어렵게 주어진 1개월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노사가 갈등과 반목으로 허비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생존과 지역경제의 미래, 구성원들의 고용안정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조합이 집중교섭을 통해 회사를 우선 살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수준과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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