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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넘치고 이발소 사라져…미용업계 엇갈린 ‘희비’

입력 2013.04.23. 09:16 수정 2013.04.23. 09:34 댓글 0개
미용업소 최근 5년간 30.3%↑ 반면 이용업소 11.4%↓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아파트단지 앞.


불과 500m도 안 되는 거리에 미용실만 다섯 곳이 넘는다. 그야말로 서너 집만 건너면 미용실이다. 반면에 남성 헤어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이발소는 단 한 곳. 미용실과 달리 이발소는 눈뜨고 찾기 힘들 정도다.


월계동에서 8년째 미용실을 하고 있다는 김모 원장은 “불과 몇 년 새 미용실이 급격하게 늘어 포화상태다. 특히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은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다”며 “반대로 이발소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주지역 미용실과 이발소 현황은 어떨까?


22일 본지가 광주시 이·미용업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광주 미용업소는 총 3576곳으로 2008년 2743곳보다 833곳이 늘어 최근 5년 새 30.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이용업소는 현재 641곳으로 미용업소의 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8년과 비교하면 11.4%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용에 대한 관심도 증폭과 함께 과거 이발소를 애용하던 남성들의 선호도가 미용실로 옮겨온 영향이 크다.


최신커트를 비롯해 파마, 염색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 연출이 가능하고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해 40~50대 중장년층 남성들도 거리낌 없이 미용실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추세다.


대학생 최 모 씨(24, 광산구 신창동)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미용실을 찾고 있으며 헤어스타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발소를 이용해봤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버지 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가본적은 없다”고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이발소가 거리에서 자취를 감춘 데에는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미용업계 트렌드를 따라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미용실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쾌적한 실내 분위기 등 고객만족 서비스와 더불어 영업시간이 길고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발소와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간혹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발소도 있지만 주로 단골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신규 고객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미용실이 급증하는 데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경력단절 여성이 증가하면서 미용실 창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용실 창업은 나이, 경력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 누구나 자격증시험에 도전할 수 있는 데다 자격증 취득 후 소규모 자본으로도 미용실을 차릴 수가 있다.


산월동 한 미용실 원장은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사람들이 이미지 관리비용은 줄이지 않는다”면서 “미용실은 자리만 어느 정도 잡으면 단골도 늘어 경기 상관없이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광주시 식품안전과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상권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미용실”이라며 “뷰티산업은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아 미용실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지연 기자>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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