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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됐으니 알고 봅시다, 아리랑과 코리아 그리고 한반도기

입력 2018.01.23. 10:34 수정 2018.01.23. 10:36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신동립 기자 = 코리아(COR)팀, 즉 남북 단일팀이 한반도기(코리안 유니피케이션 플래그)를 들고 2월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같이 들어온다. 유니폼에도 태극기와 인공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붙인다. 단일화한 여자아이스하키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남북단일팀은 국가(앤섬)도 ‘아리랑’으로 통일했다. 숱한 아리랑의 대표 격인 본조아리랑이다. 남북과 해외동포 사회에서 가장 널리 불리는 아리랑이다. 나운규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다.

단일팀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을 행진할 때 흘러나올 아리랑은 ‘입장식용’이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청소년탁구대회를 한 달 앞두고 국토통일원 남북대화사무국이 주최한 ‘아리랑의 역사성과 통일성’ 워크숍에서 주제발표를 한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당시 입장식과 행진 시에 빠른 연주곡 아리랑을 사용하고, 금메달일 경우 시상식용 아리랑을 사용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이번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도 빠른 행진곡풍 아리랑이 연주될 것이며 가사가 있는 아리랑은 공동응원가로 불려질 것”이라고 짚었다.

국가 또는 단가를 아리랑으로 한다는 데 남북 간 이견은 없었다. 27년 전 대한체육회(KOC)는 김종규, 김희조, 나운영, 금난새, 김연갑 등 전문가들과 아리랑 악보 결정을 위한 심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북측이 보내 온 악보가 1926년 영화 ‘아리랑’ 주제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가 제시한 악보와 동일했고, 결국 단일팀 국가로 채택됐다.

김희조 편곡·금난새 지휘 KBS교향악단 연주로 녹음된 이 아리랑을 KOC가 음반으로 제작했다. 4분의 3박자 시상식 의전용 하나, 입장식 행진용 빠른 곡 하나다. 2종 모두 지바 세계청소년탁구대회 때 처음 울려퍼졌다.

연주용이 아닌 관중석 등지에서 노래할 아리랑을 놓고는 그러나 이견이 있다. 김연갑 상임이사는 “북한은 아리랑의 3절 가사를 고쳤다.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 동지섣달에도 꽃만 핀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로 이어지는 아리랑 합창이 1985년 평양 남북예술단 공연에서 문제가 됐다. 훗날 통일국가를 겨냥해 작사했다는 설이 있으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1절이나 ‘청천 하늘엔 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엔 한도 많다’는 2절까지만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다행이기는 하다.

기미양 아리랑학회 연구이사는 “저항·대동·상생이라는 아리랑 3대 정신에 따라 광복 직후 좌·우익은 아리랑으로 애국가를 대신했다. 1953년 휴전조인문 합의 서명 후 연주된 곡 또한 아리랑이다. 비판 여론도 크지만, 평창올림픽의 아리랑은 북한을 포함한 세계의 모순 극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노래로 나라를 표상한 것이 국가다. 우리나라의 애국가(작사 윤치호)는 전제국가나 근대혁명국가, 특히 북에서처럼 ‘공모→제정→공포→시행’을 거친 제도적 채택이 아니다. 1896년 ‘성자신손 천만년은’으로 시작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후렴의 ‘무궁화가’로 불려오다가 1907년 현재의 4절 가사로 바뀌었다. 무궁화가는 외국노래(올드 랭 사인)의 곡조를 쓰다가 1935년 안익태 작곡으로 미주 지역 독립운동 진영에서 불리기 시작했다.

1940년 북미대한인회 중앙위가 안익태 작곡 애국가 신곡보의 사용허가를 요구했기에 국무회의가 사용을 허가하기로 의결한다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공보 제69호에 따라 임정에서도 불려지기에 이르렀다. 1941년 광복군 성립식에서 공식 연주된 것을 기점으로 임정이 국가로 준용(準用)했다. 광복 이후 임정의 정통성을 계승한 대한민국 제헌국회는 이 애국가를 1948년 정부수립식에서 제창하며 국가로 공인했다.

북한의 국가도 애국가(작사 박세영·작곡 김원균)다. 김일성의 지시로 1947년 6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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