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공의 미복귀 여전···´데드라인´ 29일로 못박은 정부

입력 2024.02.27. 18:13 수정 2024.02.27. 18:27 댓글 0개
광주·전남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
이탈 전공의 수백명 여전히 '무소식'
29일 이후 미복귀시 면허정지 등 철퇴
광주·전남 의사, 내달 3일 총궐기대회 참석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에 한 환자가 응급의료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공들의 근무지 이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탈 전공의 복귀 시한이 오는 29일로 정해지면서 '의정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정부가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와 인턴 등 의료진의 추가 이탈 가능성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 마비를 염두해 의사 단체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조선대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탈이 8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은 그동안 정부의 수차례 근무지 복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수련병원에 현장 점검단을 파견해 이탈 전공의 현황을 파악한 뒤 업무개시명령, 불이행확인서, 강제이행명령, 수사기관 고발 등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로 의료 공백이 발생한 현장은 전임의 등 나머지 의료 인력이 가까스로 메우는 상황이다.

병원이 축소 운영되며 수술 취소·연기, 응급시술 중단, 입원 연기·축소, 외래 신규환자 차단, 조기 퇴원 등 환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소위 '응급실 뺑뺑이'라 불리는 119 구급대의 환자 재이송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타 지역에서는 주말 사이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80대 여성이 병원 7곳을 돌다 끝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교수와 전임의, 임상강사, PA 간호사 등이 연일 계속되는 고강도 업무에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어 현장은 말 그대로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롭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에 환자들이 붐비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전남대병원은 본·분원 전공의 319명 중 27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본원 전공의 119명 중 7명만 복귀했다. 조선대병원은 이탈 전공의 113명 중 7명이 복귀했다.

전남대병원은 연평균 84만여명을, 조선대병원은 45만여명을 각각 외래환자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전남에서는 화순전남대병원 79명, 여천전남병원 2명, 여수전남병원 2명, 성가롤로병원 9명 등 도내 수련병원 5곳 전공의 92명이 사직서를 냈다.

전남도는 복지부가 관리 주체인 화순전대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 소속 이탈 전공의들에 대해 29일까지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전국으로 보면 이탈 근무자는 70% 수준이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99개 수련병원에서 소속 전공의 80.6%인 9천90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중 근무지 이탈자는 72.7% 수준인 8천939명이었다.

복지부는 복귀 움직임이 없는 이탈 전공의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29일 이전에 병원으로 복귀한다면 의사면허 정지 등의 사법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빈 자리를 메우는 핵심 인력인 전임의들마저 계약 종료 후 병원을 떠나고 있어, 29일이 의료 대란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광주·전남 의사들은 오는 3월 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리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 참석한다.

광주·전남 의사회 관계자는 "현재 참여 인원과 세부 내용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다수의 의사가 참석해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과 의사 억압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를 살리기 위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업으로, 지금 회피한다면 추후에 더 많은 부담과 더 큰 조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29일까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와 준다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공익을 위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치가 정부 전체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라며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정부는 폭압적 처벌로는 의료 현장을 정상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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