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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기 박사의 세살면역 여든까지] 초등학생들도 시달리는 원형탈모
입력 2018.01.23. 04:20 댓글 0개서울 강남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만 9세 초등학생 A군은 요즘 커다란 고민이 생겼다. 최근 3~4개월 사이에 급격하게 진행된 원형탈모 증상 때문이다. 교육열 높은 부모님들의 결정으로 2년 전에 경기도 모 지역에서 강남으로 이사를 왔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선행 학습 대열에 동참하면서 심리적 스트레스가 조금씩 심해진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더 결정적인 사건은 9개월 전 늦둥이 여동생의 출생이었다.
귀여운 동생이 생겨서 반갑기도 했지만, 부모님과 친인척들의 관심과 사랑이 동생에게만 집중되는 듯 해서 마음 속으론 왠지 서운한 감정도 생겨서 괜히 짜증도 평소보다 더 많이 내고 아침마다 배 아파서 학교 못 가겠다고 꾀병도 부리고 밥투정도 더 심하게 했다. 그러나 오히려 부모님에게서 동생도 태어났는데 다 큰 녀석이 어리광부린다며 혼나기 일쑤였다.
7~8개월 전부터 스트레스도 풀 겸해서 새롭게 사귀게 된 친구들과 매일 1시간씩 땡볕에서 축구를 하면서 자외선 자극도 많이 받았다. 출생 당시 저체중 출생아(미숙아)로 태어났던 A군은 원래 어려서부터 밥도 잘 안 먹고 키가 작고 체형이 왜소하며 체중이 늘 또래에 비해 한참이나 미달이며 오랫동안 알레르기 비염 증상도 심했다. 전형적인 허약 체질인 A군은 최근 들어서 머리쪽으로 식은땀도 더 많이 흘리고, 잠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상황이라 체력과 면역력도 많이 떨어졌다.
5개월 전에는 갑자기 40도 가까이 고열이 나면서 설사를 1주일간 했었는데, 양방 병원에서는 편도선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이 같이 왔다라고 했다. A군의 원형탈모 증상을 알게 된 학원 친구들이 짓궂게 놀리기도 하고 원형탈모로 인해 더 주목을 받게 되다 보니 긴장감과 불안감이 평소보다 더 심해져서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된 악순환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부모님들도 부랴부랴 A군의 원형탈모 증상을 빨리 치료해주기 위해 양방 피부과에 먼저 가보니 담당 양방 피부과 선생님께서 단호하게 스테로이드 처방을 아이에게 바로 진행해야 한다고 권유를 하셨다. 그런데 부작용 많은 스테로이드 치료를 아직 어린 나이인 A군에게 시행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선뜻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전혀 없으면서도, A군의 현재와 같은 원형탈모 증상 개선에도 확실한 임상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학적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00년대 이전 시기에는 '탈모'란 중년 이후의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라고 사회적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사회적 경쟁 격화로 인한 과도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과로, 미세 먼지와 황사 및 중금속 등 대기 환경적 오염 요소,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폭발적 확산 및 게임이나 SNS 등으로 인한 온라인 사용 시간 증가 등의 여러 상황들이 겹치면서, 탈모 발생 연령대가 굉장히 낮아지는 추세이다. 탈모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원형탈모증 환자 16만 3785명 중 20~30대가 7만 1330명으로 거의 50%에 육박하였다. 또한 '사춘기 시기 이전에 발생되는 원형탈모'를 보통 '소아 원형탈모'라고 하는데, 만 15세 이하 어린이 161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소아 원형탈모 연구 논문에 따르면 소아 원형탈모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의 평균 연령은 7.8세였다. 이 중에서 55.9%가 초등학생이었다. 또한 과도한 긴장감, 불안 장애, 우울증, 공격성, 초조감 등 정신심리적 문제가 있는 어린이가 전체의 51.7%에 달했다.
소아 원형탈모는 모낭 세포 주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겨서 동그란 형태(원형 또는 타원형)로 머리털(또는 눈썹)이 빠지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우리 몸의 면역계가 높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유전적 요인 등의 선행적 원인으로 인해서, 외부의 적과 내부의 아군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우리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아군을 오히려 공격하는 면역계의 대혼란 상황인 것이다.
내 몸의 면역 체계가 이렇게 이상 반응을 보이면서 내 몸의 모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결국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것이 소아 원형탈모의 특징 중 하나이므로, 어린이가 자주 두피를 긁거나 머리에 손을 대는 행동을 보인다면 반드시 해당 머리 부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 소아 원형탈모 치료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늦어지고 결국 어려워지는 가장 큰 이유는 '머리털이 조금 빠지는 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죽을 병도 아니고,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며, 아직은 나이가 많이 어리니까 그냥 마음 좀 편하게 해주고 스트레스 좀 줄여주면서 그냥 시간이 지나가면 저절로도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의 안이한 마음이다.
성인들의 '단발성 원형탈모'(500원짜리 또는 100원짜리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이 한 개 생긴 경우)는 사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10명중 7, 8명 정도는 대략 6~7개월 정도면 자연 치유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소아 원형탈모의 경우에는 단발성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소아 원형탈모는 재발율이 거의 80%에 이를 정도로 재발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탈모 진행 속도가 성인에 비해 현저하게 빠르며, 더불어 난치성 소아 원형탈모가 단발성 소아 원형탈모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소아 원형탈모의 경우에는 반드시 한의원을 포함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서 증상 치료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 예방 대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정말 심한 경우에는 거의 1~2달 만에 아이의 머리털 전체가 모두 빠지면서 '전두탈모(全頭脫毛)'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급속도로 진행되는 탈모 증상을 보이게 되면 부모님들은 어찌해야 좋을지 갈팡질팡 하면서 당황하기 쉽다. 원형탈모 초기에 제대로 발견하여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적극적 대응을 해준다면 반드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소아 원형탈모 증상에 대한 한의학적 체질개선 치료는 우선 장기간 축적된 어린이의 심리적 스트레스(한의학적 용어로는 간화(肝火) 또는 심화(心火)라고 표현됨)를 죽여 용안육, 진피, 향부자, 지실, 소엽, 산조인, 백복신, 용뇌, 안식향 등의 스트레스 조절 한약으로 속열을 식히면서 화를 풀어주고, 추가적으로 분심기음, 가미온담탕, 향부자팔물탕, 사물안신탕, 복령보심탕 등의 한약 처방을 통해서 울체(鬱滯)된 기운을 순조롭게 흐르게 해 주면서 건지황, 황정, 천문동, 맥문동, 당귀, 천궁, 백작약 등의 한약을 통해서는 건조하고 메마른 두피 상태를 촉촉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복합적인 면역 조절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더불어서 두피를 중심으로 적절한 침 치료를 정기적으로 병행하는 것도 매우 좋은 한의학적 소아 원형탈모 치료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방법이 된다.
한약 처방이나 침 치료 이외에도 다시마, 미역 등의 해조류와 비타민이 풍부한 시금치, 당근 등의 채소를 섭취하고 단백질·철분이 풍부한 계란·두부를 충분히 먹으면 소아 원형탈모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달달한 음식, 그리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아 원형탈모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경로를 밟는다는 사실이다.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접어든 경우에는 몸의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소아 원형탈모가 결국 성장 장애를 야기시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더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하겠다.
/ 황만기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대표원장·한방소아과 전문가
- [기자수첩]좀비기업 증시 퇴출 강화, 실효성 얻으려면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금융당국이 부실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를 단축·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퇴출 절차가 지나치게 길어 투자자 피해를 일으키고 있고 상장 유지 요건들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에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 기업에 대해선 증시 퇴출이 적극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정부는 부실 기업 퇴출 정책은 오락가락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시행된 방안에는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2년 연속 매출액 미만(코스피 50억원·코스닥 30억원) 등 재무 관련 상장폐지 사유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또 주가 미달(액면가의 20% 미만) 요건, 4년 연속 영업손실 관리종목 지정 및 5년 연속 영업손실 실질심사 사유도 삭제하며 상장폐지 기준을 완화하기도 했다.하지만 증시에 많은 부실 기업이 남아 있게 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실제로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좀비기업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투기세력이 나타나기도 했다.다만,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일례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선 기간이 총 2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심사 보류,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현재 4년 가까이 거래가 멈춘 기업들도 있다.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법당국과 공조한 법적 제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간판만 유지하고 있는 좀비기업들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것 만으로도 우리 증시의 건전성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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