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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국립극장·강릉아트센터 유력

입력 2018.01.22. 19:22 수정 2018.01.23. 10:54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이재훈·김성진 통일부 공동취재단 =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지로 남산에 위치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 7명은 22일 국립극장과 인근의 장충체육관 그리고 잠실 실내체육관 등을 둘러봤다.

애초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 유력 공연 장소로 떠올랐으나 이미 대관 일정이 잡혀 있어 틈을 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극장 급부상 왜?

북한 서울공연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에 열릴 예정이다. 그런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등 자체행사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 일정이 잇따라 잡혀 있다. 예술의전당 내 대형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오페라극장은 오는 2월25일까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공연이 예정됐다.

역시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가능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역시 오는 28일부터 2월18일까지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이 계획됐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올해 초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이 들어가 애초 후보군에서 제외됐으나, 아직 공연할 컨디션이 괜찮다는 판단으로 인해 변수가 됐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과 달리 2월 공연 일정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 때와 1990년 남북 음악인들의 합동공연 '송년통일전통음악회' 당시 북한예술단이 공연한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객석은 1500석짜리로 이날 함께 둘러본 5000석 이상의 잠실 실내체육관, 최신 시설의 4500석 장충체육관보다 관객 동원력은 약하지만 두 공연장보다 상징성이 강해 유력 공연장으로 점쳐진다. 현송월 단장은 1500석 이상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140명 규모로 오케스트라 단원 80명에 춤과 노래를 소화할 단원들이 뒤섞인, 대규모 종합 예술 공연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해오름극장은 가부키 극장인 일본 국립극장을 모델로 해서 지어진 탓에 무대가 가로로 긴 형태로, 대규모 인원을 무대에 등장시키는 북한예술단 공연 형태와 적합하다는 평가도 많다.

국립극장 안에는 해오름극장 외에 500여석의 달오름극장, 원형 공연장인 KB청소년하늘극장도 갖추고 있어 혹시 모를 다른 공연에 대비해 시너지도 낼 수 있다.

현 단장 일행은 전날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와 마찬가지로 잠실 실내체육관, 장충체육관은 10분만에 시설을 점검하고 나왔다. 이는 점검단이 이미 공연장 정보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원하는 공연장 기준과도 다소 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문 공연시설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꼼꼼하게 점검했다. 1시간20분가량 둘러봤다. 현 단장은 해오름 극장에서 "조명은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는가 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까? 관현악, 관현악 음악으로…"라고 말했다. 우리 측 관계자는 "아리랑을 틀겠다"며 1분30초 정도 음악을 재생했다.

현 단장 일행은 그 외에도 무대조명 등을 점검했다. 안정호 북한 예술단 무대감독은 "조명시설이 어디있나?"라고 묻자 다른 북측 관계자가 "(현송월) 단장 동지를 따라가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현 단장 일행은 전날에도 전문 공연시설인 강릉 아트센터에서 2시간30분 가량 머물며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객석의 규모 등 공연장 여건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아트센터 1층 로비에서 '위풍당당 행진곡' 등을 틀며 음향시설을 점검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강릉에서는 사실상 강릉아트센터에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현 상황에서는 유력하지만 다만 공연 일정 여부에 따라 최대 2만5000석이 관람할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을 무조건 배제할 수 없다. 종합 예술 형태의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다.

현 단장은 이날 밤 늦게 북한으로 돌아가 관련 서류와 자료 등을 검토한 뒤 공연 장소 선정에 대한 여부를 추후 서면으로 답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은 티켓 판매 없이 전석 초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세종시에서 열린 문체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예술단 공연의 티켓은 기본적으로 판매할 계획이 없다"면서 "관객을 초대할 것인데, 공연 내용 등 세부 내용이 정해지면 초대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연에 드는 예산을 남한의 문화 관련 예산을 일부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왔지만 관련 비용은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현 단장이 이끈 북측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의 체류 비용 마찬가지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체류비용을 정부가 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협력기금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들은 나중에 정산이 될 것"이라며 "협력기금 부분은 국회의 의결을 받고 있고 결산도 받고 있다. 규정대로 진행이 되는 걸로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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