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벗 삼아 풍류 즐긴 조선 사대부 따라 힐링
입력 2018.01.22. 16:53 수정 2018.01.22. 16:59 댓글 0개조선 문학사에서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방문화가 꽃피는 시기는 16세기였다. 호남지역 사대부들은 시가문학을 매우 중요시 했고, 조선 문학사의 주역들이기도 했다. 그 주역들 중 하서 김인후는 소쇄원의 풍광을 사십팔영에 달하는 시로 엮어 냈다.
하서의 48영 시에 나타난 소쇄원의 모습과 이미지는 시를 읊은 독자들을 시각적 체험의 세계로 이끌고 이에 몰입하게 한다.
더나아가 청각과 촉각의 세계인 소리와 빛의 음영을 느낄 수 있는 문학적 정원으로 물아일체의 즐거움을 누리는 영역이 되기도 한다.
지난 토요일 담양 남면에 위치한 소쇄원에서는 고풍스런 복장과 갓을 쓴 대여섯명의 선비들이 정자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소쇄처사 양산보와 함께 걷는 소쇄원’체험 참여자들로 표정 또한 어울린다. 소쇄원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신묘하게 이뤄진 원림이다. 자연의 솜씨와 인간의 조원예술을 깊이있게 터득하여 이를 시적묘사로 형상화 한 것이 소쇄원 48영 이다. 그 중 제1영과 제2영을 살펴보자.
제1영 작은 정자의 난간에 기대어
소쇄원의 빼어난 경치 / 한데 어울러 소쇄정 이루었네. / 눈을 쳐들면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 / 귀 기울이면 영롱한 소리 들려라.
제2영 개울가의 글방에서
창 밝으니 방안의 첨축들 한결 깨꿋하고 / 맑은 수석엔 책들이 비춰 보이네. / 정신들여 생각하고 마음대로 기거하니 / 절묘한 조화 성현의 덕분이네.
소쇄원, ‘물 맑고 시원하며, 깨끗한 원림’ 일상을 벗어난 이상적인 공간에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와 자연친화적인 삶의 태도를 엿볼수 있는 기회를 한번쯤 가족들과 함께 가져봄은 어떨런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기획사업의 하나로 ‘소쇄처사 양산보와 함께 걷는 소쇄원’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일반인 참가 신청으로 두차례 진행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어짐, 그 옛날의 붓과 현대 영상기술의 조우, 선인과 지금을 사는 사람들간의 소통과 교감, 겉뿐만 아니라 속 깊은 곳까지의 성찰을 이루어 낼 것이다. 글·사진=오세옥기자 dk53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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