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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50대, '투숙 시비' 종로 여관 불질러 9명 사상 참사

입력 2018.01.20. 12:15 수정 2018.01.22. 11:18 댓글 0개
새벽시간이라 인명 피해 커…사망자 늘 수도
50대 피의자 "내가 불 질렀다" 112 직접 신고
투숙 거부당했다 이유로 휘발유 이용 범행한듯

잠자던 투숙객 10명 중 5명 사망, 4명 부상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서울 혜화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불이 나 1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여관에 있던 10명 중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새벽 시간이라 투숙객 대부분이 깊은 잠에 빠져든 시각이라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상자 중에도 중상자가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의 인적사항은 아직 확인 중이다. 인근 건물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들도 중상을 입은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피해 등을 조사 중이다.

"건물이 타고 있다"는 여관업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내가 불을 질렀다"고 112에 직접 신고한 유모(52)씨를 여관 인근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불을 지를 당시 유씨가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아직 경찰 조사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경찰은 유씨가 투숙을 하려 했지만 여관업주가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홧김에 휘발유를 이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경찰은 유씨가 처음부터 불을 지를 생각으로 휘발유를 구입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수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트위터에 "투숙을 거부했다고 휘발유를 뿌려 화재가 났다. 투숙객이 피할 틈도 없이 변을 당한 것 같다"며 "다섯명의 사망자가 생겼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고 애도했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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