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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화재참사 한 달 '달라지지 않은 시민·안전의식'

입력 2018.01.20. 09:06 댓글 0개
교문 잠근 채 소방차 부르고 무분별 주·정차 여전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시민의 안전의식과 배려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19일 오후 5시3분께 한 학교로부터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제천소방서 소방관들은 황당하기만 했다.

교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고, 교문 안쪽에는 철제 바리케이드가 버티고 있었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자 소방관들은 뛰어서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교문에서 화재 장소인 과학실까지 100m 남짓한 거리를 소방관들은 숨도 쉬지 않고 뛰었다.

다행히 불은 자체 진화돼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는 교문이 열리지 않아 현장에 도착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초기 대응에 나설 수 없는 장애물에 막혔다.

학교 주변 도로는 양쪽에 무분별한 주·정차가 여전했다.

폭 6m에 불과한 교문 앞 도로 양쪽에는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교문이 잠겨 진입하지 못하고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승용차는 길을 가겠다고 소방차 앞으로 직진했다.

좁은 도로에 무분별한 주·정차, 긴급 소방차 배려 부족, 재난에 대처하는 학교 측의 미숙함 등 시민의식과 안전의식이 화재 참사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학교 대처도 너무 우습고 운전자 또한 몰상식하다. 국민성은 대체 언제 높아지려나"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래 놓고 무슨 일 있으면 또 소방관 탓할 거면서 진짜 ○○○ 같은 인간들 때문에 소방관들 힘들겠다"고 소방관의 어려움에 공감하기도 했다.

소방 환경 개선 목소리도 적잖다.

한 누리꾼은 "소방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돌리지 말고 소방 인력을 증원하고 예산을 증액해 어떤 악조건에서도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19일 열린 260회 제천시의회 2차 본회의에서 이근규 제천시장은 시정질문 답변을 통해 "이번 화재 참사는 제천으로서도 엄청난 참사이고 국가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다"며 "소방도로를 개설하면 양쪽에 주차해 실제적 가치와 의미를 훼손한다. 시민도 협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ksw6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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