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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하러? 난 놀러 간다"...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력 2018.01.19. 19:38 수정 2018.01.22. 11:44 댓글 0개

【인천=뉴시스】김정환 기자 = 여행은 미지의 공간에서 새로운 볼거리를 접하고 색다른 먹을거리를 맛보며 남다른 즐거움을 누리는 '추억 만들기'다.

그런 점에서 지난 18일 새롭게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은 해외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수속을 마치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곳을 넘어 그 자체로도 '여행지'라 할 수 있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등으로 가득한 새로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단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T2 개항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이라는 새 이름을 받게 된 기존 터미널과 한참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공항 리무진이나 공항철도, KTX 등을 이용하면 T1에서 내리지 말고 좀 더 타고 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T1 방향으로 직진해서는 안 된다. 과거 을왕리, 용유도 등으로 가던 길로 빠져나가 한참을 더 가야 한다.

두 터미널 간 거리는 약 15㎞, 공항철도로 8분·차로 15분 이상 소요한다. 여행을 가는 것도 설레는 데 출발할 때부터 익숙한 곳에서 다소 떨어진 새로운 곳에서 하게 됐다는 설렘은 T2로 가는 마음을 들뜨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T2가 서울 여의도공원(21만㎡) 20배에 이르는 연면적 38만7000㎡로 들어섰다지만, 출국장만 봐도 T1보다 크게 작다. 약 3분의 1 규모로 보인다. T1에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외국 대형·저비용 항공사 등 80여 개사가 남고, T2에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등 4개사밖에 옮겨오지 않은 이유는 역시 규모 탓인 듯하다

이는 오히려 이들 항공사를 이용하는 탑승객에게는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번잡하지 않아서다.

특히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국적기는 하나도 이 터미널을 이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유커가 '금한령' 이전처럼 다시 몰려와도 T2만큼은 그대로 쾌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쾌적함은 이용객 수 때문만은 아니다. T1보다 천장은 높아졌고, 채광은 개선됐다. 좀 더 넓고 편안하게 느끼게 되는 이유다.

T2를 이용하는 탑승객이 더욱 편리해진 것은 '셀프'가 늘었다는 점이다. 총 62대에 달하는 키오스크를 이용해 직접 탑승 수속을 하고, 스마트 카운터에서 셀프 백 드롭 기기 24를 이용해 스스로 짐을 부치면 된다. 숙달하기만 하면 정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나 '컴맹'을 위한 배려도 철저히 마련돼야 하는 것은 '숙제'다.

◇탑승 수속은 마쳤지만, 아직 면세구역 밖이라면

탑승 수속을 마치고 짐까지 부쳤다면 T2를 즐겨볼 때다. 출국 수속까지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서둘러 들어가 버리기에는 면세구역 밖에도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진입로에서 이미 눈길을 사로잡은 대형 조형물 '하늘을 걷다'를 비롯해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 등 곳곳에 자리한 다양한 예술 작품이 눈 호강을 시켜준다.

출출하다면 4층으로 올라가거나 공항 리무진 버스, 공항철도 등 대중교통을 승하차하는 교통센터가 있는 지하 1층 교통센터로 내려가면 된다. 3층과 입국장이 있는 지상 1층에도 패스트푸드점 등 식사할 곳은 충분하다.

아워홈, SPC그룹, 롯데지알에스 등 컨세션 사업자는 자사가 전개하는 국내외 브랜드 또는 전국에서 엄선한 맛집들을 T2 곳곳에 포진시켰다. 덕분에 외국에 가기 전부터 식도락 여행이 가능한 셈이다.

이 중 4층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미슐랭 스타 셰프인 임정식씨가 운영하는 한식당 '평화옥'과 영국 유명 디자인 기업 JHP가 인테리어를 연출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발라드 샬롯'이 서로 마주 보며 손맛 경쟁을 펼친다.

지하 1층에서는 푸드코트 스타일의 '한식 미담길'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전남 담양 떡갈비집 '덕인관 도시농부', 순두부 전문점 '북창동 순두부' 등 지역 유명 한식 맛집 8개 브랜드가 입점해 선택 폭이 넓다.

바로 옆에 '별미분식'이 있다. 김밥, 순대, 떡볶이, 라면 등 10여 가지 분식 메뉴를 각 5000원 이하 가격대에 판매한다. T2 내 식당들은 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운영하지만, 이곳은 24시간 운영한다. 편의점 음식이 싫다면 반드시 알아두는 것이 좋다.

'쉐이크 쉑 인천공항점'도 같은 층에 들어섰다. 세계 6번째 공항 매장인데 규모는 가장 크다. 국내 매장 최초로 '아침 메뉴 3종'과 '쉑 블렌디드 커피'를 판다.

출국 시간보다 훨씬 빨리 왔다면, 한참 돌아다녀 피곤하다면 한숨 자면 된다. 지하 1층에 워커힐이 운영하는 캡슐 호텔 '다락휴'가 있다.

총 60객실 규모로 룸 타입은 '싱글베드' '허브' '더블베드' '더블베드+개인 샤워실' 등 4종이다. 이용료는 룸 타입에 따라 다르다. 싱글베드 기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3시간당 2만3100원(세금 포함)부터다. 9시간으로 제한하며 추가 1시간마다 4000원씩 부과한다. 오후 8시부터는 체크인 시점부터 12시간 이용 가능한 1박 요금 5만6000원이 적용돼 더욱 경제적이다.

다락휴 내 공용 샤워실은 투숙하지 않아도 별도 이용료(샤워 8000원)만 내고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출국 수속 마치고 면세구역에 들어왔다면

식사까지 마쳤다면 출국 수속을 하고 면세구역에 들어서면 된다. 원형 검색기와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하는 만큼 출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은 1인 평균 5분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탑승객이 몰려 기다리는 시간을 제외한 개인당 수속 시간이다.

면세구역으로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는 면세 쇼핑 구역에는 '빅2'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그리고 신세계면세점이 자리한다. 롯데면세점은 담배와 주류, 신라면세점은 화장품, 신세계 면세점은 명품과 캐릭터 상품이 주력이다.

면세구역 밖에서 식사하지 않았다면 '아워홈 푸디움'으로 가면 된다. 면세구역으로 나가자마자 바로 눈에 띈다.

전통 정원을 모티브로 한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한식 '손수헌'·일식 '히바린' 등 세계 각국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리안 가든', 화려한 도시를 연상시키는 젊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푸드트럭 인기 브랜드 팝업스토어 '영셰프'·중식 파인 다이닝 ‘싱카이’를 트렌디하게 변주한 '리틀 싱카이' 등의 메뉴들을 맛볼 수 있게 한 '어반 스퀘어'로 나뉜다. 각 50m 이상 길이의 통유리창 너머 활주로와 항공기를 조망하며 미식을 즐기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공항이니 레스토랑 대신 라운지에서 휴식하며 식사하는 것도 좋겠다.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이 아니라도 된다. 워커힐이 면세구역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 두 곳을 운영한다. 라운지 이용 가격에는 식사비가 포함된다. 경제적으로 휴식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최초 프리미엄 라운지 '마티나 골드'는 300평 남짓한 공간에 총 142석 규모다. 이름 그대로 '골드'를 테마로 공간을 디자인하고, 따뜻한 톤의 소품과 가구들을 비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주요 타깃인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을 위해 회의실과 비즈니스 센터는 물론 샤워실까지 갖췄다. 식사는 뷔페와 라이브 누들을 제공한다. 성인 1인 50달러.

일반 라운지 '마티나'는 통상적인 라운지 공간 외에 공항 라운지 최초 '키즈존', 식사하지 않고 독서나 휴식하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라이브러리 존', 타인의 방해 없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고객에게 알맞은 '프라이빗 존' 등을 보유한다, 300평 총 201석이다. 식사는 뷔페를 준비한다. 성인 1인 39달러.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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