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톈안먼 사태' 실각 자오쯔양 13주기..."공안 감시속 추모"

입력 2018.01.17. 19:11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 민주화 시위에 동조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당 총서기가 세상을 떠난 지 17일로 13년이 됐다.

중앙통신과 홍콩 라디오(香港電臺) 등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 자오쯔양이 말년에 거주했던 집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친지와 시민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집 주변 곳곳에 정사복 공안이 대거 출동해 삼엄한 경비를 선 가운데 집안 서재에는 자오쯔양의 사진을 건 제단이 설치되고 앞에 각계 인사가 보낸 꽃다발이 나란히 놓였다고 한다.

자오쯔양 집을 방문한 추모객은 제단에 향으로 피우면서 영령의 명복을 빌고 절절한 그리움을 표시했다.

기일을 준비한 짜오쯔양의 딸 왕옌난(王雁南)은 방문객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취재차 찾아온 보도진에는 부모의 합장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다만 왕옌난은 톈안먼 사건이 거의 30년이 지난 만큼 조만간 합장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왕옌난은 아버지의 복권에 대해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자오쯔양의 역사평가는 어쨌든 진상 규명을 통해 원래의 진면목을 찾아 후대가 정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간 자오쯔양은 단식 중인 학생들을 찾아 위로했는데 당시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를 학생 시위에 동조하고 내분을 일으키는 언동으로 규정했다.

1989년 6월4일 톈안먼 광장을 유혈 장악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자오쯔양은 일체의 직책에서 내쫓기고서 장기간 가택연금을 당하던 중 2005년 1월17일 회한을 안은 채 85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자오쯔양 탄생 100주년인 2019년까지는 같은 개혁파 기수였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처럼 그의 평반(平反)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아직 자오쯔양에 대한 평가가 이미 오래 전에 결론이 내려진 문제라며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yjjs@newsis.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