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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추락하는 PC시장…스마트 기기에 입지 뺏겨

입력 2018.01.17. 11:21 댓글 0개
글로벌 PC 제조사 톱6 중 절반, 작년에 '마이너스 성장세'못 벗어나
지난해 PC 출하량, 2억6253만대…전년比 2.9%↓·13분기 연속 감소세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글로벌 PC시장이 13분기 연속 침체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량 톱6에 오른 제조사 중 전년에 비해 역성장 한 곳이 절반에 달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출하량은 2.9% 줄어든 2억6253만대였다.

HP는 지난해 4분기에 PC 출하량이 6.6% 증가하면서 총 22.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HP는 시장 상황이 힘들었던 미국을 포함하는 전 지역에서 전년 대비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의 레노버는 중동·아프리카(EMEA) 지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PC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북미에서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4분기 연속 PC 출하량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델과 애플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7%, 1.4% 늘어난 1574만대, 1084만대를 기록했다. HP와 델, 애플을 제외하고 레노버(2위·-0.7%), 아수스(5위·-11.3%), 에이서(6위·-5.4%)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상황과 용도에 따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PC 시장이 판매량 급감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PC 출하량은 13분기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일본,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PC 출하량은 증가했지만 유럽과 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약간의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미국 시장의 PC 출하량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타 지역들의 긍정적인 결과를 상쇄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특수가 PC 시장에 있어서 수요가 폭발하는 성수기 효과가 크게 희석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 4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520만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상위 5개 업체 중 4개 업체의 출하량이 줄었다.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인 브랜드는 HP였다.

현재 PC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조금씩 더 늘려 업계에서 입지를 구축하면서 살아남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상위 업체들은 큰 사업 규모를 활용해 생산 원가를 낮춰 중소기업들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있다.

실제로 2011년에는 톱4 업체가 글로벌 PC 출하량의 45%를 기록했지만 작년 기준으로는 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PC가 앞으로 시장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PC가 보다 전문적이고 목표지향적인 기기가 되는 동시에 최저가 제품 보다는 품질과 기능 모두를 고려한 제품이 선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카코 키타가와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PC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이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PC 시장은 사용자 감소로 인한 수축 단계를 거쳐야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전자 기기가 PC 수요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고, 게이밍 노트북 등 특화 제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성과 고성능을 강조하는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orgetmeno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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