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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논란' 女아이스하키 감독 "선수들 박탈감 클 것"

입력 2018.01.16. 20:54 댓글 0개
"남북단일팀 구성, 정치적 입장은 이해"
"우리 선수들 먼저 챙겨야...구성해야 한다면 2~3명"

【인천공항=뉴시스】황보현 기자 =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의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 단일팀 추진과 관련해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머리 감독은 한국 취재진 앞에서 "남북 단일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취재진들이 나온 것을 보니 실감이 난다"며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냉정히 말하면 북한 선수의 추가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남북 회담을 통해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할 복안을 가졌다.그런데 대한아이스하키협회나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어떤 교감도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다.

더욱이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한국 선수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엔트리 구성부터 전력 약화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여론이 좋지 않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 구성은 이틀 전에 소식을 들었고 아직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이 문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주어진 역할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평창올림픽을 위해 4년 동안 준비했다. 갑작스럽게 북한이 합류한다면 손발을 맞춰볼 연습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팀 조직력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의 연습과 훈련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오는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남북간 회의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협조를 얻어 기존 23명인 엔트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우리 대표팀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 "우리 선수들에게는 피해가 없다"며 "우리나라 세계랭킹이 22위이고 북한이 25위로 경기력이 비슷해 오히려 북한의 우수한 선수를 참가시키면 전력이 보강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머리 감독은 "이런 것들이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분단된 국가가 하나의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도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북한에 얼마나 좋은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백업 선수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조만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포함해 미팅을 가질 생각이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사기가 꺾일 것이다.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훈련했는데 자리를 빼앗긴다면 박탈감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걱정했다.

마지막으로 '만약 단일팀이 된다면 몇 명 정도 합류가 적당하느냐'는 질문에 "10명을 합류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2~3명 정도 합류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냉정히 말하면 북한 선수의 추가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 선수들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답했다.

h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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