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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 비극’ 스물 두 살 엄마만의 책임인가
입력 2018.01.16. 13:57 수정 2018.01.16. 16:30 댓글 0개지난해 12월 31일, 광주시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네 살, 두 살 남아, 십육개월 된 여자 아이가 사망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친모의 실화가 원인으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듯하다.
스물두살 철 없는 엄마 행동에 논란은 있지만 가슴이 먹먹하다. “죗값을 치르겠다고 무료 변론을 거부했다”니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다고 아이 엄마의 책임이 면책 되지는 않는다. 채 피지도 못한 어린 생명이 스러지는 동안 스물 두 살 엄마는 무얼 했는지 원망하는 엄마들의 마음도 이해할 만하다. 그럼에도 뭔가 찜찜하다.
아이 엄마는 지난해 1월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거부 됐다고 한다. 나름대로 애들을 잘 키워 보려는 작은 몸짓이 거부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한다. 솔직히 우리 사회서 스물 두 살 어린 엄마가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울수 있는 직업이 존재하기나 한가하는 생각이다. 그럴 정도로 우리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 되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배운 것 가진 것 없는 스물 두 살 엄마가 어린 아이 셋을 키운려면 도대체 얼마 만한 경제적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도 가늠키 어렵다. 어쩌면 그녀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삼남매 비극으로 우리 사회서 외벌이로 아이 셋을 부양할 수 있는 여성이 어느 정도 일지 한번쯤 되돌아 봤으면 한다. 그런 질문후 그녀에게 돌을 던져도 던져야 한다.
삼남매 비극 뿐 아니라 고준희양 실종사건, 원형이 사건등 어린 아동들 학대 사건이 터질때 마다 분노가 쏟아진다. 아동학대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정부도 적극적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서현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부랴부랴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시행하였다. 2015년 12월 인천에서 11세 소녀가 친부로부터 수년 간 학대를 받은 끝에 맨발로 탈출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번에는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장기결석 및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후 취학 예정인 아동이 입학하지 않거나 재학 중인 학생이 이틀 이상 무단결석 시 학교장은 보호자에게 경고를 하고, 결석이 계속될 경우 읍․면․동사무소나 교육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아동학대 조기 발견 시스템을 가동 했다. 지난 2016년에는 미취학아동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이틀 이상 결석할 경우 교직원이 가정을 방문하도록 했다. 아이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방문해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는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 시행중이다.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아동학대 조기 발견 시스템을 구축해 아동학대를 줄여보자는 의도다. 그러나 아동학대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총 1만 647건이었다. 이중 부모가 가해자인 경우가 71.7%나 됐다. 가해자가 대부분 부모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해자인 부모들은 ‘훈육차원’에서 체벌을 했다고 합리화하지만 가해자의 변명일 뿐 대부분 부모들의 그릇된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고준희양 실종사건에서 보듯 자녀 양육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이 없는 이른바 준비되지 않는 부모에 의해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련의 아동학대 사건을 볼 때 이제는 부모가 될 준비를 가정에서만 하도록 미룰 수 없다.
아동학대는 적어도 우리 사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로 등장 했다.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폭행과 학대, 방치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공적 안전망을 촘촘히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더불어 부모교육 의무화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중고등학교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을 수업과 놀이를 통해 가르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부모교육을 대학의 교양과목으로 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 행위자에게만 부모교육을 실시한다. 아동학대 행위자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후 법원으로부터 교육 수강명령을 받거나, 아동학대 사건이 가정법원에 아동보호사건으로 넘겨질 경우에만 부모교육이 강제된다. 아동보호기관이 아동학대 신고단계에서 부모에게 부모교육을 권유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는 실정이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저변에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그릇된 소유의식이 자리 하고 있다.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학교에 진학시키는 등 다양한 단계에서 부모들의 부모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특정 생애 주기별 부모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우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의 몫이다.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자녀를 잘 키우는 법도 배워야 한다. 누구나 부모가 되는 것은 이번 생에 처음이다.
삼남매 비극은 부모를 잘못 만난 아이들의 박복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어쩌면 아이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애써 모른척 했던 우리 사회 공동체의 무관심이 직접적 원인일수 있다. 삼남매 비극은 스물 두 살 엄마가 혼자 지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짐이다. 우리는 책임이 없는가. 세 아이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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