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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순직교사 9명 현충원서 영면…성인된 생존학생도 선생님 배웅

입력 2018.01.16. 13:51 수정 2018.01.16. 13:59 댓글 0개

【대전=뉴시스】 이시우 기자 = "아직도 교문 앞에 서 계신 선생님이 생각나요"

3년 9개월 전, 참혹한 사고로 선생님을 잃은 제자는 성인이 돼서도 선생님의 모습을 잊지 못했다.

2014년 4월, 단원고 학생으로 세월호에 탑승해 수학여행을 떠났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잃은 A씨가 1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그동안 시신 조차 찾지 못했던 양승진 선생님이 현충원에 안장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양승진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구명 조끼를 제자들에게 건네는 등 학생들을 구조하며 제자들의 곁을 지키다 희생됐지만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16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떠나기 전 유족이 사망신고를 하면서 같은해 12월 19일 순직군경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유해가 없어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하다 고인의 집에서 머리카라 등을 찾아 고인의 것임을 확인한 뒤 이날 동료 교사들과 함께 현충원에 묻히게 됐다.

어엿한 성인인 된 A씨는 어머니와 함께 현충원을 찾아 안장식에 참여한 뒤 양승진 선생님의 유족에게 인사했다.

A씨는 "아직도 학교 정문에서 흰 목장갑을 끼고 등교를 도왔던 선생님이 생각난다"라며 양승진 교사의 아내인 유백형 씨의 손을 꼭잡았다.

유씨도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찾아줘서 고맙다"며 웃음으로 A씨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날 안장식에는 양승진 교사를 포함해 세월호 단원고 순직 교사 9명이 함께 했다.

유니나·김응현·이해봉·박육근·전수영·최혜정·이지혜·김초원 교사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안치돼 있다 이날 현충원에 안장됐다.

안장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족들은 고인을 생각하며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유해가 현충원의 땅에 묻히는 순간에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차갑게 언 땅에 엎드려 오열했다.

고인이 묻힌 묘 앞에는 석비가 세워졌다. 현충원에서 임시 목비 설치없이 안장과 동시에 석비가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석비로 묘가 완전히 단장되기까지 3개월이 걸리던 것을 하루에 완비한 데 대해 현충원은 그동안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했던 선생님들과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석비에는 고인의 이름 위에 교사라는 글씨가 새겨졌다. 현충원에 교사가 묻힌 경우는 세월호 사고로 순직한 단원고 교사들 뿐이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은 "여러 추모공원 등에 산재돼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했던 선생님들이 현충원에서 나란히 영면에 들어가게 됐다"라며 "제자들을 살리고 희생하신 선생님들이 영면하시는 묘역에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방문해 고귀한 정신을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iss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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