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개방형 광역수장고 건립에 거는 기대

입력 2023.11.22. 11:45 수정 2023.11.22. 18:12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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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혹은 그 인근에 개방형 광역수장고가 건립된다고 한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을 포함하여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그리고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수장함과 아울러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열린 형태로 조성된다고 하니 파격적인 아이디어이다. 그 모습과 기능이 현대적 감각에 어울리고 호남권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즐김의 공간이 융복합된다면 전국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의 기록문화유산을 수집 정리 보존하고 연구하는 '한국학호남진흥원'의 책임자로서 두 손 들어 환영한다. 이미 9만점 가까운 문헌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기관임에도 아직까지 보물처럼 귀한 문헌자료들이 열악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보물급 유산을 기탁하려고 진흥원을 방문하고 서는 이를 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수장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차에 이런 낭보를 접하고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7일 광주시가 2025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으로 개방형 광역수장고 건립 등 10건의 신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장고 외에도 아시아 커뮤니티 아트타운, 국제 시각미술문화도시 교류 플랫폼, 아시아컬쳐타운 등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바보 노무현에 의해 추진된 문화도시 조성 국책사업이 하나하나 추진되면서 그 결과가 이제 실현되고 있다. 시민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4년마다 세우는 종합계획과 년차별 계획에 준거하여 수많은 사업을 수행하여 왔다. 5대문화권을 중심으로 한 문화적 도시환경조성을 비롯하여 예술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과 아울러 문화교류도시로서 위상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2000년대 초 5월항쟁의 지울 수 없는 질곡이 드리운 광주에 문화도시라는 새로운 아젠더가 던져졌다. 대통령 후보가 된 노무현이 던진 화두이다. 인간답게 사는 대동세상을 구가하고 싶은 자들에 의하여 그는 대통령으로 선택되었다. 그가 광주를 고민하고 무언가 주고 싶은 선물이 바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고 짐작된다. 특별하게 문화로 광주인의 자긍심을 북돋아 주자는 속셈이었을까. 어찌보면 아직 수용할 준비도 않된 상태에서 타자가 던진 화두가 바로 문화이다. 격조있는 예(藝)를 사랑하고 의로운 광주에 문화가 더 해지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아무튼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대형국책사업이 갑자기 나타나게 되었다. 그것도 문화의 향유에 끝나지 않고 생산과 유통, 소비, 창조가 선순환하는 도시를 지향하였다.

그렇다면 광역수장고는 어디에다 어떤 모습으로 조성되며 어떤 기능을 가져야 할까. 수장고라는 어렵고 딱딱한 공공재로 한정하면 않된다. 광역수장고가 수장에 머물지 말고 전시와 교육을 비롯하여 다양한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수용되어야 한다. 장소는 광주시나 주변의 시군이면 좋겠다. 찾는 사람이 많고 접근이 용이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차적 기능은 박물관이나 도서관, 미술관 등에서 수장해야 할 소장품을 조사하고 모으고 연구하고 전시하는 선순환구도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이차적 기능은 꿀잼도시를 지향하는 광주, 주변의 시군을 보듬고 가야 하는 광주의 입장에서 더욱 재미있고 복합적 기능을 수용하면 효과가 클 것이다. 넓은 주차공간이 마련되고 심지어 판매시설도 들어오고 어린이들의 놀이터와 가족을 위한 캠핑장도 있으면 좋겠다. 왜 수장고는 어둡고 냄새가 나며 인문학적이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재미있고 여유롭고 다양한 장르를 접하는 유희적 공간이 더해져야 한다. 건물의 형태도 상징적이로 국제적인 감각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전남권까지 아우르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개방형, 공유 문화복지공간이 되어야 한다. 정치인 출신 강기정시장의 혁신과 포용, 다양성에 근거한 적극적 추진을 기대한다.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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