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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印尼 진출 '결실'...신한·미래 현지 IPO 성공 잇따라

입력 2018.01.14. 09:00 댓글 0개
미래에셋대우 주관 통신타워 제조업체 오는 16일 인니 증시 입성
신한금융투자, 현지 2위 빙과업체 IPO 성공...국내 증권사 중 최초
한국투자증권, 지난달 현지 증권사 인수 계약...자산운용사도 설립 추진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증권사들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잇따라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기업을 현지 증시에 입성시켰다. 이어 한 달도 안 돼 미래에셋대우도 기업공개(IPO)에 성공, 증시에 등판시킬 막바지 주관 작업에 한창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 계약을 체결, 올 상반기 내로 영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의 인도네시아법인은 통신타워 제조업체 LCK의 IPO를 주관, 오는 16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공모액은 30억원이다.

LCK는 올해 인도네시아 증시에 상장하는 첫 기업임에 따라 현지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LCK는 통신타워 제조 및 서비스업체로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700억 루피아(약 56억원), 110억 루피아(9억원)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의 이번 성공은 IB 사업 영역을 기존 채권발행 등 자금조달 중심에서 IPO 주관, 매각 주선, 인수합병(M&A) 자문 등으로 확대한 결과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지 약 10년, 경영권 획득 5년 만에 현지 기업 IPO를 따낸 것"이라며 "LCK 규모는 크지는 않았지만 IPO 주관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은 2007년 현지의 이트레이딩증권(eTrading)에 지분 19.9%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지분을 확대해 2013년 8월에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2015년 3월에는 지분율을 99%까지 확대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110여개의 증권사 가운데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상위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2016년부터 개시한 채권영업은 현지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중개 및 국채입찰 참여를 통해 규모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현지 인력을 400명까지 확충, 종합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약 한 달 전에는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법인이 현지 2위 아이스크림 제조사 캄피나(Campina)의 IPO를 진행, 지난달 19일 IDX에 상장시켰다. 공모액은 2920억 루피아(약 260억원)에 이른다. 특히 진출해 있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현지 기업을 상장시킨 사례이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12월 현지 마킨타 증권의 지분 99%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법인을 출범시켰다.

신한금융투자는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집중하는 증권사와 달리 현지의 중소 IB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가운데 유일하게 발행어음 사업을 따낸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본격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2일 인도네시아 현지 중소형 증권사인 단팍증권의 지분 75%를 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 당국 승인을 받고, 상반기 내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지 5위 증권사로 키운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현지 자산운용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단팍증권은 1989년에 설립된 증권사로 자카르타 금융 중심지에 위치했다. 자본금은 62억원으로 114개 인도네시아 증권사 가운데 규모로는 중간 정도다.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국채 중개 규모가 10위권에 들었고, 최근 4년 연속 연 30억원 정도 영업 수익을 내는 등 우량 증권사로 여겨진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NH투자증권은 현지 종합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비즈니스 영역을 기존 기관영업에서 온라인고객 기반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09년 3월 현지 기업 코린도그룹과 합작으로 'NH코린도증권'(지분율 80% 보유)을 세웠다. 2016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대표 증권사 다나렉사증권과 자본시장 관련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온라인 브로커리지 부문 강자 키움증권은 자사의 경쟁력을 인도네시아 시장에 접목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2010년 6월 인도네시아 증권사 동서증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6월 현지에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을 세웠다. 당시 동서증권이 보유한 '키움자산운용 인도네시아 법인'도 함께 사들여 사명을 변경했다.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기회의 땅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도, 베트남 등과 함께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열어갈 주역 국가로 꼽힌다. 2억50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며, 국내총생산(GDP)은 1조2015억 달러로 세계 15위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5.2%로 신흥국 평균 4.6%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했으며, 동남아시아 한가운데 위치해 동남아 경제 중심 국가로 꼽힌다. 또 주식 투자 인구가 100만명도 채 되지 않고, 현지 증권사 규모도 영세해 국내 증권사가 진출 시에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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