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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린 땀과 눈물은 뭔가···'남북단일팀' 앞에 선 女빙구

입력 2018.01.13. 07: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2018년 2월9~25일) 개막까지 한 달을 채 남기지 않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북한에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 남북간 회의를 통해 최종적인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이어 27년 만에 세 번째 남북 단일팀이 출범하게 된다. 올림픽, 아시안게임처럼 국제 종합대회에선 사상 처음이다.

평화를 상징하고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점에서 남북 화해무드 조성과 대회 흥행을 기대할 수 있지만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의 일방통행이 자칫 당사자인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선수들과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어떤 입장과 협의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 운동선수에게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을 앞두고 들러리로 전락한 셈이다.

4년 동안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만 바라보며 굵은 땀방울을 흘린 대표팀 최종엔트리 23명과 코칭스태프 등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북한은 5명 이상의 선수를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선수들의 합류로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등 피해를 입을 선수들이 존재한다.

한국 선수들의 이탈 없이 북한 선수들을 추가하는 '23+α'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다른 참가국들의 동의를 얻을지 미지수다.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가국들의 이해가 있어도 '허울뿐인 엔트리 확대'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경기에 뛸 수 있는 엔트리는 22명이다. 누군가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팀워크가 중요한 아이스하키에서 손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는 점도 문제다. 20일 단일팀 구성이 확정되고 북한이 곧장 선수들을 꾸려 보낸다고 해도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은 첫 경기 전까지 약 3주에 불과하다.

말과 문화의 이질감이 상당한 이들이 3주 만에 하나가 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새러 머리(30) 대표팀 감독의 입장도 외면할 수 없다.

한 관계자는 "정부의 단일팀 구성 취지는 이해하지만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다. 스포츠 특히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특성과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2일 북한에 오는 15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3대3 후속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성사되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실무 협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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