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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상화폐 실명제, 상황보고 결정"…신한은 '연기'

입력 2018.01.12. 11:13 수정 2018.01.12. 12:53 댓글 0개
정부 가상화폐 압박 수위 높이자 은행들, 실명제 도입에 '신중'
신한은행, 실명확인계좌 도입 연기, 기존 가상계좌도 입금 중지
은행권, 나서기 어려워…사실상 실명제 이행 여부 '불투명'

【서울=뉴시스】 조현아 위용성 기자 = 은행권이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이행 여부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안까지 들고 나오는 등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추이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아예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무기한 연기하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했던 기존 가상계좌의 입금을 중지하고 나섰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KB국민·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실명확인 계좌 도입과 관련,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정부의 정책에 따라 실명확인계좌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명확인 시스템은 구축하고 있지만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고, 농협은행 관계자도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고, 정부 정책이나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기술적인 준비는 다 완성됐지만, 이행 시기는 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자금세탁방지의무 가이드라인을 가다듬을 때까지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연기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예 (실명제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은행 내부적으로 자금세탁방지의무 가이드라인까지 완벽하게 갖춘 다음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라며 "언제가 될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계약을 맺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코빗, 이야랩스 등 3곳에 대해서는 기존 가상계좌로의 입금을 아예 중지하기로 했다.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한데 이어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정리도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이들 3곳에 대해 신규 가상계좌 발급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규제안 중 하나로 당초 22일부터 은행권에서의 순차적인 도입이 예정돼있었다. 은행이 실명확인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가상계좌가 아닌 실명확인이 된 계좌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방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 간담회에서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1월중 차질없이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이행 여부는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정부 당국의 옥죄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나서서 실명확인계좌를 도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은 정부와 당국의 지침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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