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대한민국 보건정책의 앞날

입력 2023.11.09. 14:25 수정 2023.11.09. 19:27 댓글 0개
주종대 건강칼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나는 오전 내내 외래환자와 예정된 수술을 다 진행하고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허기가 느껴져서 바나나 한 조각을 먹으면서 기운을 회복하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휴식을 취하면서 컴퓨터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8월 인구 동향 보고서를 살펴봤다.

8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2,798명(12.8%)이 줄어든 1만 8984명이라고 한다. 2020년 11월 3,673명(15.5%) 줄어든 이후로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8월 출생아 수가 2만 명을 밑도는 건 통계 작성한 1981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신생아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정비례하면서 8월 혼인 건수 또한 1만 4610건으로 지난해보다 1,108건(7%)이 감소했다. 더불어 비관적이게도 2040년 유소년 인구가 318만 명으로 전망되면서 2020년 632만 명이었던 유소년 인구가 49.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재앙이자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이들이 생겨나지 않으니 의료계는 산부인과, 소아과 등의 과 전체가 소멸되고 있으며, 현재 소아과 의사들이 소아과를 폐업하고 타 진료로 개업하면서 예전에 동네마다 눈에 띄던 소아과가 사라지고 있다. 부모들은 이제 아이 진료를 보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일어나 간신히 문 열고 진료하는 소아과를 찾아가야 하는 오픈런을 하고 있다.

또한 출산 시설과 신생아 치료 시설을 갖춘 의원 및 병원, 대학병원에서는 산모와 아이들이 오지 않으니 그들을 기다릴 해당과의 수련의들 또한 없을 것이다. 동네 산부인과는 거의 폐업을 하고 광주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산부인과가 많이 줄어들었다. 따라서 병원 규모를 유지하지 못하고 폐업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했다. 광주가 그러하니 군 단위 시골에서는 산모를 위한 산부인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든다.

TV를 보면 시골에서 사는 산모들은 진찰을 위해서 2시간씩 차를 타고 나가는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군 단위 보건의료원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 구하는 게 어려우니 의사 수급을 늘려주라고 하소연을 한다. 앞뒤 원인을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시골에서 출산을 담당할 산부인과 의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과거에 나는 1987년 구례의 한 보건소에서 공중 보건 의사로 근무했다. 그 당시 산모들이 집에서 산파와 출산을 하는 경우가 많아 태아 출생 시 사망률이 높았다. 때문에 산모와 태아의 안전한 출산과 건강을 위해 분만 교육을 받은 의사와 조산원이 팀을 이뤄 다녔다. 그때는 시골 마을에서 한 달에 30~50번의 출산이 이뤄졌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한 달에 1~2명을 위해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가? 시골에서는 아이를 낳기 위해 인근 대도시로 가는 불편함이 있다고 매스컴에서는 떠든다. 바로 문제는 농어촌에 산부인과 시설, 의사가 있느냐가 아니라 아이를 낳을 산모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2023년 8월 출생아 수가 2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2023년 8월 사망자 수가 3만 명 이상이 되면서 대한민국이 소멸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의료문제는 의사수가 부족해서 그렇다고들 한다.

우리나라처럼 아프면 바로바로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없다. 하지만 지역 간 의료 격차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도권보다 지방이 의료 환경이 열악하다. 따라서 수도권에 편중된 의사와 의료시설 집중화를 멈추고 수도권에 배정된 의사를 의료시설 지방으로 분산 배정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맞춤형 의료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단순히 의사의 공급을 늘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미래에 감소될 인구수를 따지며, 오히려 의사수를 줄여야 하는 모순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금은 의사수를 늘릴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률을 올려서 생산과 소비를 증가해 소득을 증가한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있을 것이다. 단순히 의사수 증가만으로는 사회 인구수가 바뀌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국가 소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급선무다. 주종대 밝은안과 21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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