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유치(乳齒) 오형제 이야기

입력 2023.11.01. 13:58 수정 2023.11.02. 19:09 댓글 0개
권훈의 건강칼럼 미래아동치과의원


당나라 최고 시인 이백의 장진주사에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이란 구절이 있다. '하늘이 나를 낳아 주셨으니 반드시 쓰일 곳이 있으리라'는 말이다. 필자는 소아치과 개원의로 살아가고 있으니 나의 재능이 우리 아이들의 구강 보건 향상에 유용한지를 자문해본다. 유치열(0-6세) 호(號)가 안전한 항해를 통해서 혼합치열기(7-12세)라는 경유지를 거쳐 건강한 영구치열(13세 이후)에 도착하도록 하는 것이 치과의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라는 말처럼 평생 치아 건강은 유치 오형제가 지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치는 어차피 교환될 치아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간혹 있다. 앞에서 인용한 이백의 구절을 이렇게 변경하여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天生人乳齒必有用(천생인유치필유용) 하늘이 인간에게 주신 유치는 반드시 쓸모가 있으니 유치 치료에도 꼼꼼함과 신중함을 발휘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말하고 싶다.

다섯 손가락을 깨물어 보면 이 중에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다섯 손가락의 모양과 길이는 다를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하는 일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 중 하나라도 없다면 무척 불편할 것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이 모두 소중하지만 중요한 정도에 따라 순위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유치열 시기에는 좌, 우측에 각각 다섯 개의 치아가(A, B, C, D, E : 앞니부터 순서대로) 있다. 각자 자기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기에 이것 역시 모두 소중하다.

아이의 치아 발육적 관점에서 가장 소중하게 다뤄야 할 치아 두 개를 지목하라면 유견치(C)와 제 2유구치(E)를 꼽고 싶다. 만약 유견치와 제 2유구치가 충치로 인하여 조기에 상실된다면 아이의 치아 맞물림 관계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충치가 진행되어 유치의 뿌리 끝에 염증까지 발생한 경우에는 발치가 고려될 수 있다. 차선의 방법으로 신경치료를 시행한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보고에 의하면 유치의 치근단에 염증이 13개월 이상 지속되면 하방에 있는 계승 영구치에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 2유구치(E)는 간혹 보호자들이 영구치인 제 1대구치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만6세 무렵에는 사람의 치아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영구치인 제 1대구치가 맹출한다. 간혹 보호자가 제 1대구치를 유치인 제 2유구치로 착각하여 충치가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제 1대구치가 맹출하여 반대편 치아와 맞물릴 때까지 꼼꼼한 칫솔질, 불소도포과 정기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임상에서 충치로 인하여 유치가 심하게 파괴되거나 조기 탈락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유견치가 조기에 상실되면 하악 전치부의 설측 맹출로 인하여 악궁의 길이가 더 짧아질 수 있고, 편측 상실이라면 정중선의 부조화가 발생 되어 안모 비대칭까지 야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유치 조기 상실은 후천적 요인으로 치아 교정치료가 필요할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

유치에 충치가 발생한 경우, 전체적인 치료계획은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유치열 시기에는 충치활성도가 높고 충치의 재발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치료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할 수 있다. 권훈 미래아동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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