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신임 박병규 경제부시장, 기대와 우려 크다

입력 2018.01.10. 14:08 수정 2018.01.10. 14:14 댓글 0개
류성훈의 약수터 무등일보 사회부장

새해 벽두부터 지역 관가에서는 신임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를 5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그동안의 ‘룰’을 파괴하고 시장 측근이 임명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윤장현 시장은 지난 5일 공석인 경제부시장에 박병규 일자리 정책특보를 임명했다.

박 부시장은 30여 년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노조위원장을 세 번 역임하는 등 노동현장에 몸담아 온 노동운동가 출신 인사다.

그가 광주시 행정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2014년 민선 6기 광주시장 선거 때 윤 시장을 도우면서 시작됐다.

이후 4급 상당 개방형 공무원(사회통합 추진단장)에 이어 일자리 정책특보(5급 상당)로 일하면서 윤 시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총괄해왔다. ‘광주형 일자리’를 처음 제안했던 것도 박 부시장이었다. 노사화합을 위해 고생하며 애써온 점도 공직자들은 인정하고 있다.

광주지역 경제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기아차 광주공장 식구들과 노동계 쪽에서도 그의 경제부시장 임명을 반겼다.

그렇더라도, 박 부시장 임명은 매우 파격적인 인사다.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그는 10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박 부시장은 “여러 가지 기대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전임자들과) 똑같이 하려면 내가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대와 우려를 경청하고 반영해서 직무를 수행하겠다”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런데 공직사회에서 적절성 논란이 거세다. 시민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왜 그럴까.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장 일괄 사표 논란 이후 윤 시장의 인사 스타일과 인력풀에 또다시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직급 파괴에 따른 공직사회 내 위화감 조성이나 리더십 부재는 차치하더라도, 박 부시장만이 유일하게 ‘광주형 일자리’ 업무를 완성하고 성공시킬 적임자인지 의문이 든다.

박 부시장이 노동분야에 특화돼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이유에서다. 자칫 진영논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아차 노조 등 거대 노조의 협조가 있어야 ‘광주형 일자리’가 완성될 수 있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말이다.

경제부시장은 시장을 보좌해 150만 시민이 사는 광주 경제의 컨트럴 타워 역할과 중앙부처와 정부를 설득하고 소통을 통해 보다 많은 국비를 이끌어내는 광범위하고도 막중한 요직이다. 정무적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 이 외에도 해야 할 업무 분야가 훨씬 넓고도 크다는 얘기다.

전임 경제부시장의 경우 전남 지자체에서 3선 단체장을 지낸 원로급 인사가 갑작스럽게 내정돼 혼란을 줬다. 재임기간 경제수장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딱히 내놓을 것도 없다. 그런 그가 자신의 선거 출마를 위해 홀연히 시청을 떠났다.

이번에는 30년 동안 노조 생활을 해온 박 부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래서 광범위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는지 적절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까닭에, 윤 시장이 선거를 의식한 자기 사람 심기 코드인사이자 노조 껴앉기 성격이 짙은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도 든다.

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해 민선 7기 초반에 박 부시장을 임명했더라면 어땠을까. 노무현 정부 때 이장 출신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을 발탁했던 것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었을 것이다.

윤 시장도 이 같은 여론이 부담스러웠는지 이례적으로 박 부시장의 인선 배경을 써 시청 직원들에게 보냈다.

요지는 30여 년간 노동현장에 몸담으면서 노조위원장을 세 번이나 역임한 사람을 행정 안으로 들이는 것은 가히 혁명적인 일이지만,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내용이다.

공직자들은 진정성을 느꼈을까. 아님 쓴웃음으로 넘겼을까. 몇 명이나 동의했을까. 차라리 솔직하게 ‘박병규가 필요하다. 그러니 믿고 함께 가자’고 담백하게 고백했다면 좋았을 텐데, ‘혁명’이니‘ 해직 언론인의 사장 복귀’를 들먹여 선뜻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인력풀이 충분치 않은 데다 5개월짜리 단명 부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합자가 없어 박 부시장을 임명하게 됐다고 고백했다면 어땠을까. 모양새는 좀 빠지지만, 진정성을 느껴 더 많은 시민들이 수긍하고 격려를 보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박 부시장이 적임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말할 것도 없다. 윤 시장과 함께 노동계 합의를 이끌어 내 ‘광주형 일자리’를 조속히 안착시켜야 한다. 그러면 노동계 표를 의식해 개방형 직위제를 악용했다는 시각도 깔끔히 사라질 것이다. 류성훈 사회부장 ytt7788@daum.net

최근 무등칼럼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