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가슴이 아플 때는 어떤 질환을 의심해봐야 할까?

입력 2023.10.15. 14:26 수정 2023.10.19. 19:45 댓글 0개
홍영준 건강칼럼 전남대병원 교수

가슴이 아플 때는 어떤 질환을 의심해봐야 할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는 질환을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하고 그에 대한 처치를 빨리 해야한다.

가슴이 아파서 응급실에 온 환자는 갑자기 사망할 수 있는 4가지 질환을 빨리 감별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교육한다. ▲급성 심근경색증과 불안정성 협심증을 포함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대동맥박리증 ▲폐색전증 ▲긴장성 기흉 등 바로 그 4가지 질환이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들은 지속적이고 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 통증은 운동할 때뿐 아니라 휴식 시에도 생기고 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심한 통증이다. '가슴이 조인다', '답답하다', '무겁게 짓누른다', '터지는 듯 하다', '타는 듯 하다', '뻐근하다' 등으로 가슴 통증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팔, 목 또는 어깨로 방사되는 통증 및 오심, 구토, 식은땀 등 동반 증상을 흔히 수반한다.

대동맥박리증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나오는 큰 동맥인 대동맥이 갑자기 찢어지는 질환으로 조기에 내과적 또는 외과적 치료에 의해 높은 단기 사망율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긴급한 진단을 필요로 하는 가슴 통증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 질환이다.

환자들은 갑자기 시작되는 터지는 듯한 가슴 통증이 등으로 뻗친다고 호소한다. 앞 가슴 통증을 주로 호소하면 상행대동맥에 박리증이 있음을, 등의 견갑골 사이에 통증을 호소하면 하행대동맥에 박리증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른 진단적 단서들로는 오른팔과 왼팔에 혈압의 차이가 있으며, 국소적 신경장애 또는 맥박소실이 있거나 통증이 대량의 마약성 진통제에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폐색전증은 심장의 우심실에서 나오는 폐동맥에 혈전이 차서 폐동맥의 혈류를 막는 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또 다른 가슴 통증의 원인 질환이다.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 빠른 호흡을 동반한다. 출산 후, 수술 후, 장기간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 암 환자에서 갑자기 시작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폐색전증의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한 질환 중에 긴장성 기흉(공기가슴증)이 있다.

기흉이란 폐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폐 표면에 작은 기포들이 형성되고 그 기포의 파열로 공기가 새면서 늑막강 안에 공기가 차는 질환을 말한다. 긴장성 기흉으로 인하여 심장이 반대편으로 밀리게 되고 이로 인해 대정맥이 꺽여지면서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오지 못하여 쇼크 상태가 되고, 한쪽 폐가 갑자기 기능부전에 빠짐으로써 일어나는 응급상황이다.

즉각적으로 진단 및 치료를 하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다.

가슴 통증의 원인 중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는 위에 언급한 4가지 질환 외에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르게 하지는 않으나 또 다른 가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심장병의 종류는 많다. 그 중 하나가 심낭염인데 심낭염의 가슴 통증은 흔히 늑막염과 비슷하나 심하고 지속적인 후흉골 부위의 통증을 보인다.

예리한 통증이 가슴 중앙부보다는 왼쪽으로 치우쳐 목, 등, 어깨로 방사된다. 감별에 도움이 되는 소견은 앞으로 기대어 앉으면 통증이 감소하며 누울 때, 심호흡 시, 움직일 때, 또는 음식을 삼킬 때 증상이 심해진다.

이외에 가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심장병에는 대동맥판 협착증, 승모판 탈출증, 비후성 심근병증 등이 있다.

심장병은 아니지만 심장병과 유사한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환들이 있다. 이 중에는 식도질환이 흔한데 식도질환은 심장병에 의한 가슴 통증과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흉골 하부에 타는 듯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등, 팔, 턱 등으로 방사할 수 있다. 대개 식사 중이나 식후에 발생하고 수 분에서 수 시간 지속될 수 있다.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에 반응하므로 협심증과 혼동되기 쉬우나 연하운동, 연하곤란, 음식물의 식도 내 역류 등으로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식도 경련을 의심해봐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산성 물질이 식도 점막을 자극하여 통증을 유발한다.

명치끝이나 흉골 하부로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누운 자세나 앞으로 숙인 자세에서 악화된다. 위산이 역류해서 잠에서 깨기도 하며 음식, 제산제 등으로 완화되고 상체를 높힌 자세에서 통증이 경감된다.

신경 및 근골격계 질환에 의한 가슴 통증도 흔하다. 예리한 통증이 띠 모양으로 나타나며 때로는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전흉부에 표재성으로 수 초간 또는 수 일 동안 지속되는 통증을 호소한다.

특정 자세나 상체의 움직임에 의해 유발되며 감각 이상이나 압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정신적 원인에 의한 가슴 통증도 흔한데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위치가 분명하고 주로 좌측 가슴 하부에서 느껴진다.

가슴 통증은 수 초 내지 1분 미만 짧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수 시간 내지 수 일간 지속되기도 한다. 주로 감정적인 원인에 의해 유발되며, 호흡곤란, 빠른 맥박, 무력감, 어지러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가슴이 아플 때 의심해 봐야 하는 다양한 원인 질환들이 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대동맥박리증, 폐색전증, 긴장성 기흉 등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슴 통증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이러한 가슴 통증이 나타났을 때 빨리 병원에 내원하여 즉각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홍영준(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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