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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CJ 회장 "이미경 퇴진 요구, VIP 뜻으로 안다'"

입력 2018.01.08. 16:03 댓글 0개
손경식 CJ 회장, 8일 朴 재판 증인 출석
"싫었지만 대통령 권한 생각해 말 못해"

【서울=뉴시스】김현섭 이혜원 기자 = 손경식(78) CJ그룹 회장이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이미경(59) 부회장 퇴진 요구를 직접 들었다고 8일 법정에서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손 회장은 "2013년 7월4일 만난 조 전 수석이 'VIP 뜻이니 이미경 부회장 경영에서 손 떼게 하십시오'라는 말을 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 그런 얘기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검찰이 "조원동이 VIP가 누구라고 지칭은 안했지만 당연히 박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았느냐"고 묻자 "네"라고 대답했다.

손 회장은 난감했지만 이 부회장의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했다면서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일반 기업 사퇴에 관여할 권한 있는 것 아니지 않느냐"는 검찰 질문에 다시 "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내심 싫다고 하고 싶었지만 대통령의 지위·권한을 생각했을 때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고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조 전 수석은 손 회장에게 CJ 경영에 전념해 달라고 했고, 그 일환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사임하라고도 요구했다.

한편 조 전 수석은 이같은 요구가 당시 CJ를 돕기 위한 일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손 회장에 앞서 열린 증인신문에서 "(기업이) 정권 초기에 정부 및 정권에 반대 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 불이익을 받았던 경우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CJ가 굉장히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단순히 대통령 걱정을 CJ에 전달하는 것이라서 별다른 고민 없이 손 회장에게 (만나자고) 전화한 것 아니냐"고 묻자 "오히려 CJ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조 전 수석와 공모해 손 회장에게 이 부회장 퇴진을 요구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한 강요미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CJ 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 '광해'를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가 보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눈물을 흘려 지지층 결집 역할을 했고 ▲CJ E&M 'SNL코리아'에서 대선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을 희화화 방송을 하고 ▲부림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에 대해 CJ 창업투자가 투자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이런 이유로 2013년 상반기에 CJ가 박 전 대통령 국정철학에 배치되고 좌편향됐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는데 알고 있었나"라고 검찰이 묻자 "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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