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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학생들과 함께 독일에 다녀왔다. 지역사회 공동체성 제고를 위한 선진 이민사회 방문조사였다. 함부르크 반츠벡 구의 초청을 받아 그곳을 먼저 방문했다. 독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베를린과 함부르크에는 그만큼 이주민 수도 많다. 베를린 주민의 약 36%가, 함부르크 주민의 약 37%가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다.
구청장과의 대화 시간에 한 학생이 물었다. 이주민 통합을 위해서는 선주민의 생각과 태도도 함께 변해야 하는데, 어린이는 학교에서 정규교육을 통해, 한창 일할 나이의 성인은 직장에서 같이 일하면서 통합에 필요한 지식과 태도를 배운다면, 은퇴자처럼 나이 든 사람을 교육하는 정책은 있나? 리첸호프 구청장은 이렇게 답했다. 자유주의 사회에서 어떤 생각이나 태도를 시민에게 주입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다, 특히 성인은 자기 결정 능력과 권리가 있으므로 정부가 함부로 간섭하거나 강요할 수 없다,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어떤 입장이나 의견을 옳은 것으로 가르칠 수는 없다. 질문한 학생은 대답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 대답이 마치 나이든 선주민에 대한 교육을 정부가 포기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질의응답을 옆에서 지켜보는 나에게는 그것이 동아시아의 권위주의적 또는 공동체주의적 전통에서 자란 학생과 서유럽의 자유주의적 또는 개인주의적 전통에서 자란 정치인 간의 쉽게 해소될 수 없는 시각차 같았다. 나 역시 독일 유학을 거치며 두 시각의 충돌을 몸소 느꼈다.
옳다고 믿는 것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옳다고 믿는 바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그것을 현실로 옮기는 데에는 합의된 절차가 필요하다. 믿음은 그 근거가 무엇이건 간에 그 자체로 존중받을 만하다.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은 믿음보다 의심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지만, 의심의 끝에 결국 무언가를 믿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인간의 삶에서 믿음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믿음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의심에서건, 자신의 믿음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믿음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건 간에, 믿음의 형성 과정에 강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서구 사회의 원칙이 되었고, 이것을 그 사회는 자유주의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런 자유주의 사회에서 무엇을 어떻게든 결정해 실행에 옮겨야 할 때 불가피하게 거쳐야 하는 과정을 민주주의라고 불렀다.
자유민주주의란 자신에 대한 의심 또는 타인에 대한 존중, 그리고 개인들이 모여 공동의 결정을 할 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절차가 합쳐진 이름이다. 옳은 것을 실천하는 데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이런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충돌한다. 일단 그것이 옳은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예컨대 이주를 환영하고 이주민을 환대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가 자명하지 않다. 옳은 일이더라도, 그래서 환영하고 환대하도록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자유주의 사회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환영하고 환대하는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동시에 거부하고 반대하는 시민의 권리도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한에서 보장하는 것이다. 모든 시민의 권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최대한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유를 위한 강제'라는 말이 있다. 예속된 사람을 자유롭게 하려면 강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생각에 고무되어 프랑스혁명 이후 로베스피에르의 독재가 등장했고, 그의 공포통치는 결국 자신이 단두대에 서는 것으로 끝났다. 옳은 것을 실현하기 위해 일정한 강제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은 결국 자신에게도 남이 생각하는 옳은 것이 강제될 수 있다는 역설에 부딪힌다. 전쟁과 파괴적 혁명을 거친 뒤 서유럽 사회가 발견한 원칙이 바로 자유주의이고 민주주의이다.
옳은 이념을 정부가 강제로 실현하려 할 때, 그것이 자신의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경우 타당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런 권위주의적이고 심지어 전체주의적인 태도는 자기모순임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변했다. 30%, 아니 60%의 동의가 있어도 정부가 함부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175년 전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다수의 폭정을 우려했는데, 그 책을 심취해 읽었다는 대통령 치하에서 우리는 소수의 폭정을 우려하고 있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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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머에 자신 없다면 차라리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자 나는 유머 감각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농담도 잘 하지 않는다. 머리 회전이 느려서 그런지 남의 농담도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웃거나 옆 사람의 설명을 듣고서야 뭐가 웃음의 포인트인지를 이해하기도 한다. 이런 나를 두고 어렸을 때 어머니는 '형광등'이라고 하셨다. 그런 내가 바로 알아듣고 웃을 수 있는 농담이라면 그것은 일차원적 농담이거나 널리 알려진 농담일 가능성이 크다.유머 감각이 없는 내가 그래도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을 유발하고자 노력할 때 사용하는 방법은 일단 나 자신을 놀림감으로 삼는 것이다. 대머리로서 겪는 각종 애로사항이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 대개 재미있어들 한다. 남이 먼저 나의 모발 상태를 가지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면 나도 불쾌할 것이고 듣는 다른 사람도 불편하겠지만, 내가 먼저 나를 소재로 농담하면 나도 불쾌하지 않고 남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자기를 놀림감으로 삼는 '자학' 개그는 웃음을 유발하는 오래된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그런데 내가 청중의 웃음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한다고 착각하며 대머리 이야기를 할 때, 청중 가운데 대머리임을 감추고 싶어서 가발을 쓴 사람이 있다면, 나의 자기희생은 부지불식간에 타인을 대상화하는 조롱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여러 차례 사석에서 나와 같은 '떳떳한 대머리'와 가발을 쓰거나 모발을 이식한 '비겁한 대머리'를 구분하며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다. 내 딴에는 '대머리 프라이드'를 운운하며 미시정치적 의미를 강조했지만, 각 사람의 다른 처지를 생각하면 함부로 할 말은 아니었다.유머 감각은 잘 활용하면 한데 모인 사람을 즐겁게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청중을 웃는 사람과 못/안 웃는 사람으로 나뉘게 만든다. 얼마 전에 참석한 어느 모임에서 이제는 정년퇴직하신 언변 좋기로 유명한 선배 교수 한 분이 학창 시절 추억을 얘기하다가 성적인 농담을 했다.순간 청중은 재미있다고 웃는 다수의 남성과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나머지로 나뉘었다. 청중의 일부가 지닌 속성을 소재로 삼는 농담은 그래서 위험하다.농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권력관계에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드는' 것이 아니다. 강자를 놀리는 것은 풍자와 해학이 될 수 있고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대한 도전일 수 있지만, 약자를 놀리는 것은 결코 그런 일이 아니다. 최근 벌어진 '암컷'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이중적이다. 그 발언을 한 사람과 그 자리에서 함께 재미있다고 웃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용산의 그 누구와 자신들의 권력관계가 핵심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권력자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자유주의 사회의 시민이 누려야 마땅한 권리일 뿐만 아니라 '암울한 시기'를 지나는 데 필요한 명랑한 해학 정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암컷' 발언을 듣는 다른 사람들, 특히 여성 시민들은 여전한 남녀 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 속에서 동물 취급받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는 말에는 수컷이 '설치는'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암컷이 '설치는' 것만 문제 삼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편견이 깔려 있다. 지난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중에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수사 받던 피의자가 단식해서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면서 "그러면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나"라고 한 말도 부지불식간에 그가 이재명 대표를 잡범만도 못한 범죄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한때 머리 회전이 빨랐다고 해서 자신의 비유 사용 능력과 유머 감각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웃기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비유를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잘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에 언제부턴가 상대에 대한 조롱과 비하가 난무하고 어설픈 비유와 깐죽임이 넘쳐 나는데, 정작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권력의 폐부를 찌르는 정확한 유머이고, 청중의 일부를 불쾌하게 만들면서 배제하는 유머가 아니라 청중을 하나로 묶는 통쾌한 유머이다. 국민을 통합하는 큰 이념이 필요하듯이 큰 유머도 필요하다. 자신 없다면 차라리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자.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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