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브루터스 유.,..’

입력 2018.01.08. 12:21 수정 2018.01.09. 11:10 댓글 0개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이유도 그만큼 문화의 힘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문화예술인들이 많은 역할을 해 달라”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1987’을 관람한 후에 한 당부의 말이다.
 굳이 대통령의 영화 후기를 전하는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마음을 함께 공유해보자는 거다. 허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이르면 대통령 발언을 액면대로 믿기 쉽지 않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초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5차 공모 심사를 ‘적격자 없슴’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 공모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4차례에 걸친 요식적인 공모절차 후 새 세상에서, 기대와 변화의 바람 속에 전개됐다는 점에서 안타까움 보다 배반감이 더 크다.
 지난 두 정권에서 행해진 전당 인력축소, 직제축소, 예산삭감 등은 그렇다치자. 그들은 일할 사람을 주지 않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제기관을 주저 앉혔다.
 현 정권 들어서도 달라진 것이 없다.
 전당은 여전히 구호만 난무하고 예산도 조직도 인원도 없이 계약직과 임시직으로, 강요된 열정으로 지탱되고 있다. 수년을 끌던 도청복원문제는 해결됐지만 직제와 인력은 수정될 기미가 없고 화룡정점인양 전당장 선임마저 무산시켰다. 여기에는 특정 인사에 대해 지지와 반대 성명 등 전당장을 둘러싸고 지역사회가 보인 과열 양상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허나 이같은 문광부의 ‘말 못할 속사정’은 설득력이 없다.
 집단적 지지와 반대, 세력화 등 과도한 움직임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일 또한, 그 일이야말로, 행정의 중요한 역할이다. 전당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공간의 요구를 중시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갈등조정 없는 비켜가기는 회피에 불과하다. 문화전당이 지닌 역사적 책무, 미래를 향한 비전에 어떤 인물이 필요한가에 대해 지역민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무대를 만든 적이나 있었는지 묻고 싶다. 이 역사적 공간을 ‘은밀하게, 내밀하게’ 몇몇 단체, 몇몇 인사들과 만남을 통해 결정할 사항은 아닐 것이다.
 어디 전당 뿐인가.
 문광부가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전당의 손발 노릇을  하는 아시아문화원의 수장도 이미 지난해 임기가 다했다. 새 정부가 수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지난 정권도 전당장을 선임하지 못한 온갖 사정이 있었다. 세상이 바뀌고 문화예술의 가치를 아는 정부가, 그것도 노무현 대통령의 문화전당 설립의 취지와 의미를 너무도 잘 아는 정부마저 선임 못할 사정이 있어서야...
 ‘1987’ 영화에서처럼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그 날이 올까요?”라고 좌절의 언사를 던져야 한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광주사회도 냉철하게 서 있는 자리를 돌아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다정’이 ‘병’은 아닌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는 없다. 어떤 사랑은 누구에겐가는 스토킹이고 폭력일 수 도 있다.
 아프고 슬픈 시절 함께 해온 뜨거운 사랑이 자칫, 사랑하는 이를 망치는 것은 아닌지 무서운 마음으로 돌아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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