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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입주대란에 '분양대란'까지?

입력 2018.01.03. 11:10 댓글 0개
정비사업 물량 5만6373가구…2000년 이후 역대 최다
올해 44만여가구 입주…2019년까지 '입주대란' 예상
올해 분양대란에 입주대란 겹쳐…공급과잉 '빨간불'

이월됐던 분양물량 여파로 올해 대규모 분양…41만7786가구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본격적으로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올해 심지어 분양물량도 이전 분양호황기 때보다 더 많이 공급된다.

'입주대란'이 예견된 상태에서 대규모 분양물량도 쏟아져, 공급과잉 부작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는 409개 사업장에 민영아파트 총 41만7786가구가 신규 분양한다. 이는 지난 5년(2013~2017년) 평균 물량인 30만7774가구보다 약 36%(11만12만가구)많은 수치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 많다. 올해 전국에 일반 분양하는 정비사업 물량은 5만6373가구(107곳)다. 이는 지난해(3만1524가구)보다 78.9%(2만4859가구) 증가한 수치이자 2000년 이후 역대 최다치다.

지난해 새 정부가 고강도 규제책을 연이어 발표한만큼 새해에는 이전보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동안의 분양활황세가 막을 내리면서 공급과 수요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예상과 달리 올해 대규모 분양물량이 공급되는 것은 왜일까?

이는 지난해 분양물량이 올해로 이월됐기 때문이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황금연휴와 조기대선, 부동산규제 등으로 건설사들이 분양사업 추진에 혼란을 겪었다. 지난해 사회·정치적인 여러 변수 때문에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일부물량의 공급계획을 수 차례 미룬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이월된 물량 때문에, 올해 청약수요가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도 분양물량이 많은 상황이다. 분양시장이 더 침체하기 전, 하루 빨리 미뤘던 물량을 털어버리자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신호탄을 쏘듯 새해 첫 달부터 분양 물량이 많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에는 전국 22곳에 1만6612가구(일반분양 1만3280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지난해 동월(7123가구)대비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려했던 것보다 공급과잉 부작용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입주대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분양물량 뿐 아니라 입주물량도 많다.

지난 2~3년 분양 규제완화를 틈타 전국에 아파트가 대규모 분양했다. 당시 분양했던 아파트가 올해부터 공사를 마치고 본격 입주에 돌입한다. 이같은 입주물량이 올해 44만여가구로 역대 최다치에 달한다. 지난해(938만572가구)보다도 약 15.8% 많다.

이미 지난해부터 '입주대란'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입주물량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오히려 전세입자를 찾지 못해 공실이 생기거나, 전국적인 전세난에도 도리어 전셋값이 국지적으로 떨어지는 '역전세난'이 발견됐다. 입주시점에 전세를 놓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입주가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지난 2~3년 청약시장에는 대출규제 완화를 틈타 자금여력이 되지 않으면서 뛰어든 이들이 많아, 입주지연에 다른 가계부채 우려도 크다.

이같은 입주대란은 오는 2019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대규모 분양물량까지 쏟아지면 입주대란에 따른 공급과잉 부작용이 장기화 할 수 있다.

또한 올해 대규모 분양하는 아파트가 제 때 팔릴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말 '규제 전 막차타자'는 실수요로 청약시장이 북새통을 이뤘지만, 본격 규제가 적용되는 올해부터 주택수요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서울과 같이 집값이 비싼 곳은 집값이 안정될 수 있겠지만 물량이 집중됐던 경기 외곽이나 지방 등은 빈집이나 입주지연 등 공급과잉 후유증을 크게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등 부동산침체를 겪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대도시 외곽 등에 집을 많이 지었다가 빈집 문제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됐다"며 "공급과잉 부작용 심화로 부동산시장이 경착륙해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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